'매출 0원' 큐로셀, 림카토 급여 통과가 첫 실적 관건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6.18 15:01  수정 2026.06.18 15:15

7월 암질심 재도전…'건보 급여' 등재 시 올해 첫 매출

2차 치료제·루푸스로 적응증 확장…727억 실탄 확보

큐로셀 본사 ⓒ큐로셀

설립 10년간 매출 '0원'. 국산 1호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림카토'를 개발한 큐로셀의 성적표다. 기술수출(L/O) 없이 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직접 맡는 길을 택한 대가다.


후보물질 기술이전으로 운영자금에 쓰일 '푼돈'을 벌어들이는 대신 완제품 신약으로 '목돈'을 손에 쥐기 위해 10년을 버틴 결실이 눈앞에 다가왔다. 큐로셀은 연내 림카토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와 함께 첫 제품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적응증 확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실적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내달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 재심사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암질심에서 요구했던 조건을 충족한 만큼, 급여 적정성을 판가름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상정도 8월 중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림카토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첫 급여 심사는 통과하지 못했다. 해외 공인 학술지에 게재된 임상 논문 자료를 보완하라는 요구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큐로셀은 지난 12일 림카토의 임상 1·2상 결과 논문을 미국혈액학회(ASH) 학술지 '블러드(Blood)'에 게재했다.


급여 문턱을 넘는 게 중요한 건 CAR-T의 높은 가격 때문이다. 림카토는 이미 식약처 허가를 받아 법적 판매가 가능한 치료제다. 하지만 수억 원에 달하는 약값을 고려하면 급여 적용 없이는 실질적인 처방과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큐로셀이 당초 9월로 잡았던 출시 목표를 '연내'로 조정한 이유다.


큐로셀 관계자는 "림카토는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시범사업에 선정돼 등재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며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연내 출시와 함께 보험급여 적용 및 첫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큐로셀의 사업 구조는 다른 바이오텍과 다르다. 대부분의 바이오텍은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 단계에 기술수출(L/O)한다. 기술료로 중간 매출을 올리는 구조다. 반면 큐로셀은 림카토를 끝까지 끌고 가기로 결정했다. 임상부터 허가와 생산, 판매까지 직접 맡는다. 대전에 세포치료제 생산공장(GMP)도 지었다. 약을 직접 만들고 병원과 공급계약도 직접 맺는다. 여태껏 매출이 잡히지 않은 이유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다. 약평위를 통과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의결, 보건복지부 고시를 차례로 거쳐야 비로소 환자가 보험 적용을 받아 림카토를 처방받을 수 있다.


좁은 시장도 확장해야 한다. 현재 림카토가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적응증(치료 범위)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3차 치료'다. 치료 대상은 1차, 2차 표준치료에 실패해 더 이상 쓸 약이 마땅치 않은 마지막 단계의 환자들이다. 국내 대상 환자는 연 600명 안팎에 그친다. 게다가 CAR-T는 환자당 한 번만 투여하는 치료제라 재처방도 없다.


큐로셀이 적응증 확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현재 큐로셀은 치료 대상 질환 자체를 넓히는 임상을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SLE)와 또 다른 혈액암인 성인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ALL)이 대상이다. 큐로셀은 지난해 두 적응증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각각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올해 하반기 림카토의 치료 단계를 앞당기는 'DLBCL 2차 치료제' 임상 3상을 국내와 일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경우 국내에서만 연 1000명, 일본 진출 시 연 5000명 규모의 환자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적응증 확대가 모두 성공할 경우 국내 잠재 대상 환자는 연 2200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 여력도 확보했다. 큐로셀은 지난 4월 전환사채(CB)와 전환우선주(CPS) 발행으로 727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1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을 포함하면 실탄은 8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큐로셀 관계자는 "최우선순위는 품목허가와 보험 출시를 앞둔 림카토의 국내 시장 안착, 그리고 DLBCL 2차 치료제의 임상 3상 진입 준비"라며 "이어 루푸스·ALL 임상, 마지막으로 고형암 CAR-T 파이프라인 순으로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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