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월 CPI, 2023년 이후 최고치
중동발 유가 급등 여파로 상승세
Fed 인상 시 원화 절하 심화 우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국은행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금융시장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물가 지표가 3년 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고심으로 향후 금리인상에 무게를 둔 한국은행으로서는 또다시 환율을 방어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물가 폭등은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이끌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에너지 부문은 5월 한 달 동안 3.9% 상승하며 전체 상승분의 60%이상을 차지했다.
실제 최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
시장에서는 여름철 휴가 시즌 수요가 맞물릴 경우 유가가 또 다시 100달러 윗선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연준 안팎에서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지만, 예측 불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망을 강타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진 모습이다.
JP모간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1년 전보다 CPI가 4%대를 기록한 것은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며 "현 시점에서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권 전문가는 "에너지발 공급 충격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까다로운 영역"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서라도 동결하거나 인상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물가 지표 발표로 다음주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의견은 엇갈린다.
추가 긴축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즉각적인 인상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정책금리 수준을 높인다는 추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핵심은 결국 연말 최종금리는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고착화되고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미 연준의 추가 긴축 기조는 환율 상승 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최근 신현송 한은 총재는 "한미 간의 금리 차이가 원화 가치를 결정하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짚은 바 있다.
자본 유출을 막고 원화 절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뜻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에서 동결했지만 연내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도체 호조 등으로 경제는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물가 오름세는 더 확대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게 된다.
이는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을 부추기고, 원화 가치를 추가로 하락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환율 상승 압박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수입 물가를 자극하게 될 것"이라며 "한은도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환율에 대한 고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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