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접촉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관여 혐의
지난 22일 1차 소환 이후 20여일 만에 대면조사
변호인 "CIA 메시지 전달, 洪과 아무런 관련 없어"
계엄 선포 이후 이튿날 새벽까지 행적 조사 전망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1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과천시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채상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이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과 관련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재차 소환했다. 홍 전 차장은 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측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관여했단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과천시 사무실로 홍 전 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달 22일 1차 소환 이후 20여일 만에 이뤄진 2차 소환이다.
홍 전 차장은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계엄 해제 전 행적을 어떻게 소명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여러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들어가서 잘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주한 미국 CIA 측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며 "조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정원이 미 CIA와 접촉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한 것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국정원 전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과 관계자 40여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12·3 비상계엄 다음날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가에 비상계엄의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한글로 작성된 '대외 설명 문건'을 전달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문건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 지시에 따라 1차장 산하 해외담당 부서가 영어로 번역했고, 주한 미 CIA 책임자를 국정원으로 불러 문건의 취지대로 설명한 것으로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홍 전 차장이 이 모든 과정을 보고 받고 재가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홍 전 차장을 상대로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튿날 새벽 비상계엄이 해제될 때까지 행적에 관한 사항을 주로 캐물을 방침이다. 특히 계엄 선포 직후 국정원에서 열린 정무직 회의와 부서장 회의에서 비상계엄에 동조하는 취지의 지시가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에선 지난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30분쯤 조 전 원장 주재로 1∼3차장과 기획조정실장이 참석한 정무직 회의가 열렸다. 앞선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국정원은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고 묻자, 홍 전 차장은 '계엄이 되면 모든 권한이 군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국정원이 할 일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우 당시 기조실장은 법령과 매뉴얼을 찾아보겠다고 했고, 황원진 당시 2차장은 '계엄사령부 안에 수사본부가 생기면 국정원이 지원이든 협조를 해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차장은 해당 회의가 끝난 뒤 1차장 산하 부서장 회의를 소집해 산하 5개국 국장, 3개 센터장과 회의했다면서 부서별로 업무가 무엇인지 확인한 뒤 다음 날 회의를 하기로 하고 해산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1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과천시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홍 전 차장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에 대해선 거듭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차 출석 과정에서도 "조 전 원장으로부터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과연 조 전 원장이 저에게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이날도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과 관련해 "홍 전 차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비상계엄 직후 홍 전 차장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 "계엄 해제 결의가 있고 (새벽) 1시 반에 퇴근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특히 의혹이 제기된 CIA 문건에 대해 "12월4일 내란이 종료된 이후에 나왔다"며 "정무직 회의나 산하 부서장 회의는 12월3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시 부서장 회의 및 센터장 회의에서도 (CIA 메시지 관련 논의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전무곤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도 소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계엄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보좌했다. 단 특검팀은 전 전 부장의 출석 경위나 조사 내용 등과 관련해선 "현재 확인 가능한 사실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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