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NG 11기 중 7기 수주…델핀·아프리카 프로젝트 잇단 성과
세계 최초 FLNG 3기 동시 건조…연 2기 생산 체계 구축 목표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 규모 FLNG ⓒ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를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함정, 잠수함 등 방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는 다른 독자 행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FLNG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델핀 프로젝트와 아프리카 FLNG 본 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올해 해양 부문에서만 44억 달러(약 6조7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최초의 해상 FLNG 사업인 델핀 프로젝트의 첫 번째 FLNG 건조를 공식화했다. 삼성중공업은 후속 2·3호기 계약 협상도 진행 중이다.
최근 국내 조선 3사의 미래 사업 방향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캐나다 초계 잠수함(CPSP) 사업을 중심으로 방산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이 ‘더 싸고 더 빠르게’ 전략을 앞세워 일반 상선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면서, 국내 조선사들도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분야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중공업이 FLNG 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높은 수익성과 진입장벽이 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하역하는 초대형 해양플랜트로, 1기당 계약 규모가 2~4조원에 달한다. 수익성도 일반 LNG 운반선보다 높다.
최근에는 중동 분쟁 등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면서 육상 LNG 플랜트의 대안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해상에 설치되는 FLNG는 정치·사회적 리스크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안정적인 사업 수행과 조기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LNG 수요가 유지되고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질수록 FLNG와 LNG 운반선 시장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설계·조달·건조(EPC)를 아우르는 통합 수행 능력이 필요한 만큼 후발주자의 진입도 쉽지 않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신조 FLNG 11기 가운데 7기를 수주하며 시장 점유율 64%를 확보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캐나다 프로젝트인 ‘시더 FLNG’ 진수에 성공했다. 거제조선소에서만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ZLNG ▲이탈리아 ENI의 코랄 노르트 FLNG ▲캐나다 시더 FLNG 등 총 3기의 대형 FLNG가 동시에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단일 조선소에서 FLNG 3기가 동시에 건조되는 것은 세계 최초다.
FLNG 건조 경험이 축적되면서 생산 체계도 보다 고도화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설계와 구매, 생산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을 접목하면서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주한 미국 델핀 프로젝트는 향후 FLNG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기존 대형 육상 LNG 플랜트 대신 동일한 사양의 FLNG 여러 척을 활용하는 ‘멀티플 FLNG’ 방식을 채택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생산 유연성을 높였다.
특히 델핀 프로젝트는 민간 개발 업체와 조선사가 협력해 추진하는 첫 FLNG 사업으로, 업계에서는 오일 메이저와 국영 기업 중심이던 FLNG 시장의 발주 주체가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연 2기 정도의 FLNG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델핀 2호기와 캐나다 키시 리심스 프로젝트 등을 포함해 올해도 추가로 2기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