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 달, 서울 아파트 매물 11%↓
실수요 보호 기조 속 전월세 매물도 감소
보유세 강화·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 거론
전세매물 감소에도…李 “정상화 과정”
ⓒ뉴시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재편 기조를 유지하며 수요 억제에 무게를 둔 세제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840건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직전인 지난달 9일(6만8495건)보다 11.2% 감소했다.
1년 전(7만8810건)과 비교하면 22.9% 줄어든 수준이다.
전월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1613건에서 3만4874건으로 10.3% 늘었지만, 1년 전(4만4216건)보다는 21.2%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9일까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물을 처분하면서 매도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된 데다 입주 물량 감소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8880가구로 지난해 3만2370가구 대비 41.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악구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는데, 조건과 가격이 맞는 매물이 없어 거래는 조용한 상황”이라며 “아파트 전월세는 아예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도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씨가 마른 지 오래됐고, 점차 빌라 시장으로 그 여파가 퍼지고 있다”며 “빌라 매매는 물론이고 전월세까지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시장 변화에도 실거주 수요 보호 기조 속 수요 억제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다음 달 공개될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강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뉴시스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다른 나라들은 부동산을 사가지고 있으면 부담이 돼 어느 순간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거래세 측면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검토되고 있어 하반기 일부 매물 출회를 유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시장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실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매도 대신 가족 간 증여나 보유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고, 임대인이 직접 거주에 나서면서 임대차 시장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장기적으로도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전월세 공급 감소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취득, 보유, 양도 단계에서 종합적으로 세제를 균형 있게 손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보통 서양은 보유세가 높다고 예를 드는데, 미국의 경우 시세가 아닌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본다. 시세를 기준으로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보유세를 현실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양도세를 낮춰 거래를 자유롭게 해야 매물 잠김도 해소될 것”이라며 “보유세가 조세전가될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세 매물 감소에 대해서도 임대차 시장 불안보다는 과도한 전세 의존 구조를 개선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사금융인데,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세대출을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다주택자 주택 처분에 따른 전세매물 감소에 대해서도 “무주택자가 사면서 전세 수요가 그만큼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전세 매물 감소 속에서도 실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 선택지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전세가 소멸되는 과정에서 여러 혼란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는 게 정부 역할 아닌가”라며 “전세 소멸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주택 서민들 입장에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데 앞으로 청년, 신혼부부 등 30대들이 서울 아파트에 거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조인다고 해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선 전월셋값이 오를 수 밖에 없어 주거비용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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