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도 로망도 놓치지 않는다…달라진 결혼 준비법 [NOW 2.3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6.13 10:11  수정 2026.06.13 10:11

혼인 늘었지만 웨딩플레이션 부담 증대

예물·예단 줄이고 스드메도 직접 비교

아낄 곳은 아끼고 추억엔 과감히 투자

SNS 발품으로 취향과 실속 모두 챙겨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최근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가성비'와 '취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결혼 준비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웨딩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이다. 정해진 결혼 공식을 따르기보다 직접 정보를 찾고 비교하며 원하는 부분만 선택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소비가 새로운 웨딩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결혼 준비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부터 이러한 선택과 집중 소비가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늘고 있다.


결혼을 준비 중인 김희선(30·가명) 씨 역시 예상보다 높은 스튜디오 촬영 견적을 확인한 뒤 과감히 야외 스냅 촬영을 선택했다. 촬영용 드레스도 전문 웨딩업체 대신 쉬인,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15만원 안팎의 가격대로 준비하기로 했다.


또 김 씨는 예물과 예단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통적인 절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신혼여행과 신혼집 마련에 예산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결혼한 박예진(30) 씨는 웨딩반지를 200만원대 제품으로 맞췄다. 배유진(30) 씨도 촬영용 부케를 알아보다 기본 15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부담을 느껴 직접 제작에 나섰다. 배 씨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에서 꽃을 직접 구매해 셀프 부케를 만들었다"며 "비용은 줄이면서도 원하는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모처에 위치한 모 예식장.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이렇듯 요즘 예비부부들의 혼인 준비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처럼 정해진 순서와 관행을 따르기보다 비용과 취향 사이에서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그재그가 최근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셀프웨딩 관련 거래액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셀프 웨딩드레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블랙 웨딩드레스 148%, 미니 웨딩 드레스 179%, 웨딩 구두 84%, 웨딩 브래지어 42%, 웨딩 네일 9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영향 속 셀프 웨딩 준비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특히 '웨딩 인플레이션'이 심화됨에 따라 결혼 준비 과정에서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 결혼서비스의 평균 비용은 2141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의 평균 계약 금액은 3466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이 단순히 '가성비'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김 씨는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분위기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야외 촬영을 선택한 것도 단순히 가성비 뿐 아니라 그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씨는 결혼식의 추억을 남기는 데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본식 DVD 촬영에 100만원 중반대를 지출했고 결혼식 당일 사용한 부케를 보존해 작품 형태로 제작하는 서비스에도 약 50만원을 사용했다.


박 씨는 "DVD의 경우 처음에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양가 부모님이 계속 돌려보고 어른들의 만족도도 높아서 만족한다. 또 본식 부케 말려서 작품을 만들어주는 서비스에 돈을 썼는데 이 또한 결과물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보 수집 및 비용 절감을 위해 인스타그램 등 웨딩 SNS를 운영하는 예비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다.인스타그램 캡처

이처럼 최근 예비부부들은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망까지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원하는 결혼식을 보다 합리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각종 혜택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혼을 준비 중인 이지은(29) 씨는 최근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 웨딩 전용 계정을 개설했다. 웨딩 관련 업체 후기와 견적 정보를 수집하고 공동구매, 체험단, 협찬 정보 등을 얻기 위해서다.


이 씨는 “웨딩 정보를 얻고자하는 신부들이 늘어나면서 계정도 정말 빠르게 성장했다”며 “또 이 계정을 운영한 덕분에 성형외과 시술, 경락 등의 협찬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웨딩업계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단순한 불황형 소비가 아닌 '선택과 집중' 트렌드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웨딩플래너가 제안하는 패키지 안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예비부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정보를 찾고 업체를 비교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는 설명이다.


웨딩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취향을 구현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 예비부부들은 무조건 저렴한 결혼식을 추구한다기보다 선택과 집중에 가깝다"고 짚었다.


이어 "드레스나 본식 스냅, 신혼여행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고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부분은 줄이는 방식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에는 정형화된 스튜디오 촬영과 전통적인 웨딩 준비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야외 스냅이나 개별 계약 등 자신만의 결혼식을 만들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형식보다는 취향과 만족도를 우선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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