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시그널5' 그 일본 어디야?" 요즘 뜨는 소도시 여행지 ‘도쿠시마’

데일리안 일본(도쿠시마) =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6.01 07:00  수정 2026.06.01 07:00

일본 대표 명산 쓰루기산서 만나는 절경

하트시그널 규리·서원 데이트 명소 가즈라바시 눈길

산과 강, 온천이 어우러진 체류형 관광지

일본 도쿠시마현에 자리한 대표 명산 쓰루기산의 풍경. ⓒ도쿠시마현 관광협회

최근 일본 여행 트렌드가 도쿄·오사카 같은 대도시 중심에서 휴식형 소도시 여행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도쿠시마는 채널A의 대표 연애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5'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많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중에서도 도쿠시마 서부는 깊은 산세와 협곡, 온천과 전통 마을이 어우러진 지역으로 ‘느리게 머무는 일본 여행지’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과 도쿠시마를 잇는 직항 노선은 이스타항공이 주 3회(화·목·토) 운항 중이다.


비행기를 타고 도쿠시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여행객을 반기는 것은 아와오도리의 경쾌한 장단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춤인 아와오도리는 도쿠시마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로, 아와오도리회관에서는 연중 공연을 통해 그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이 공연은 전문 무용수가 아닌 아와오도리를 사랑하는 도쿠시마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다. 지역 주민들의 열정과 전통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여행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 관람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배우고 공연에 참여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도쿠시마의 매력은 전통문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내를 벗어나 서부 지역으로 향하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해발 1955m의 쓰루기산이다. 일본 100명산 가운데 하나로, 시코쿠를 대표하는 산악 관광지 중 하나다. 험준한 암벽보다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과 탁 트인 조망이 특징으로 초보자도 비교적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산 정상에 오르면 시코쿠 산맥의 웅장한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계절에 따라 초록빛 능선과 단풍, 설경까지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쓰루기산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약 1400m 지점까지 이동한 뒤 1시간 가량 걸으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초보 등산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케이블카는 성인 왕복 2300엔, 어린이 왕복 1100엔 정도다.


정상 부근 산장에서 즐기는 한 끼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국내 산악 관광지에서는 보기 드물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카레와 카레우동, 우동 등을 판매한다.


메뉴는 단출하지만 의외의 맛이 여행객들을 놀라게 한다. 특히 카레는 평범해 보이는 비주얼과 달리 진한 풍미를 자랑해 산을 찾은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메뉴로 꼽힌다.


산행을 마치고 나면 일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온천 코스를 추천한다.


오보케·이야 온천향 지역은 깊은 산속 위치해 일본만이 가진 비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야외 노천탕에서의 시간은 쓰루기산 등산으로 쌓인 여독을 풀기에 충분하다.


'하트시그널5'에서 데이트 장소로 등장한 가즈라바시.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온천을 즐긴 뒤에는 도쿠시마를 대표하는 비경인 이야 계곡으로 향해보자.


이야 계곡은 일본 3대 비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곳으로, 깎아지른 절벽과 깊은 협곡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풍경으로 유명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도시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원시적인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계곡 깊숙한 곳에는 오치아이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전통 가옥이 층층이 들어선 모습이 인상적인 곳으로, 일본의 옛 산촌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현대화의 흐름 속에서도 수백 년간 이어진 생활 문화와 농경지가 보존돼 있어 일본의 원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평가받는다.


이야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인 가즈라바시(덩굴다리)도 빼놓을 수 없다. 길이 약 45m의 이 다리는 산에서 자라는 덩굴 식물로 만들어졌으며, 다리 아래로는 에메랄드빛 계곡물이 흐른다.


발판 사이로 계곡이 그대로 내려다보여 다리를 건너는 동안 짜릿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하트시그널5' 7화에서 규리와 서원 커플의 데이트 장소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곳이다.


이 이야 지역에는 헤이케 전설도 전해진다. 헤이케는 12세기 일본을 지배했던 무사 가문으로, 겐지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일부 세력이 이야 계곡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험준한 지형 덕분에 외부의 접근이 어려웠던 이 지역에는 지금도 헤이케 낙인(落人)에 관한 다양한 전설이 남아 있으며, 가즈라바시 역시 적의 추격을 받으면 곧바로 끊어버릴 수 있도록 덩굴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 자연경관을 맛볼 수 있는 오보케·코보케 협곡.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오보케·코보케 협곡에 흩날리는 400마리의 잉어 모형 깃발.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도쿠시마의 웅장한 자연경관을 만끽하고 싶다면 오보케·코보케 협곡도 빼놓을 수 없다. 수천만 년에 걸쳐 요시노강이 만들어낸 이 협곡은 거대한 암벽과 맑은 강물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다.


협곡 양옆으로는 독특한 형태의 변성암 절벽이 이어지며, 강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유람선을 타고 협곡을 둘러보면 깎아지른 절벽과 깊은 계곡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봄철에는 이 지역 만의 특별한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약 400마리의 코이노보리(잉어 모양 깃발)가 계곡 상공을 수놓는데, 마치 잉어들이 하늘을 유영하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초록빛 산세와 푸른 강물, 형형색색의 코이노보리가 어우러져 도쿠시마의 봄을 대표하는 명소로 손꼽힌다.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쇼핑과 식도락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오보케 협곡 인근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협곡 관광을 마친 뒤에는 몽벨 오보케점을 방문해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몽벨은 일본을 대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최근에는 모델 주우재와 가수 제니가 관련 제품을 착용하며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아웃도어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식사는 매장 인근의 도쿠시마 라멘 전문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 진한 국물과 지역 특색이 담긴 라멘을 맛보며 도쿠시마 만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오보케 협곡 인근에 위치한 몽벨 오보케점.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다만 도쿠시마 서부 지역은 교통편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쓰루기산과 이야 계곡 일대는 산악 지형이 많아 이동 시간이 길고 환승도 적지 않은 편이다. 교통편을 미리 예약하고 동선을 계획한다면 산악 지역 특유의 불편함 없이 도쿠시마 서부의 자연과 온천, 전통 마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가장 편리한 방법은 렌터카다. 도쿠시마 공항에서 쓰루기산까지는 차량으로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다만 산길 구간이 많고 도로 폭이 좁은 곳도 있어 일본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운전에 부담을 느낀다면 대중교통이나 택시 송영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JR 사다미쓰역에 내려 등산버스를 이용하면 약 1시간 30분 만에 쓰루기산 등산로 입구인 미노코시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택시 송영 플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도시의 화려함 대신 산과 강, 협곡과 온천이 선사하는 여유를 경험하고 싶다면 도쿠시마는 색다른 일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특히 '하트시그널5'를 통해 알려진 풍경 속을 직접 걸어보며 일본 소도시 만의 매력을 느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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