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370MW급 스팀터빈·발전기 각각 4기 추가 공급
데이터센터·제조업 전력 수요 확대에 가스복합발전 투자 재부각
두산에너빌리티 스팀터빈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북미 가스복합발전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터빈 리드타임 장기화까지 맞물리면서 가스터빈에 이어 스팀터빈까지 수주 성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 기업과 370메가와트(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 각각 4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지난해 국산 가스터빈의 첫 미국 수출 성과를 낸 데 이어 올해는 스팀터빈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며 북미 가스복합발전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이번 수주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북미 발전설비 시장에서 가스복합발전 핵심 설비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스복합발전은 천연가스를 태워 가스터빈으로 1차 전력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폐열로 스팀터빈을 돌려 전기를 한 번 더 만드는 방식이다. 가스터빈이 발전소의 앞단 설비라면 스팀터빈은 발전 효율을 높이는 후단 설비다.
미국 전력시장 변화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북미 발전설비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제조업 투자 확대가 겹치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전력망 접속 지연과 지역별 전력예비율 확보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단기간 안정 전원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스복합발전은 단기 전력 수요를 메우는 현실적 대안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고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은 건설과 인허가에 시간이 걸린다. 가스복합발전은 기존 석탄발전보다 탄소 배출 부담이 낮고 재생에너지보다 출력 조절이 쉬운 데다 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아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글로벌 터빈 리드타임 장기화도 두산에너빌리티에 수주 기회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발전사업자들이 가스터빈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주요 터빈 업체들의 납기는 길어지는 상황이다. 일부 시장에서는 공급 여건이 타이트해지며 발주처의 조달 선택지가 줄어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발전기를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북미 발전사업자 입장에서 설비 조달과 유지보수 측면의 선택지를 넓히는 요인이 된다. 특히 발주처는 납기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추가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유인이 커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강점은 단순 기자재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발전설비 설계와 제작, 서비스, 발전플랜트 EPC까지 수행하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발전기 공급이 북미 시장에서 운전 실적으로 쌓이면 후속 정비와 부품 교체, 성능 개선 등 장기유지보수 서비스로 이어질 여지도 커진다.
생산·투자 기반도 수주 확대 국면과 맞물려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에서 스팀터빈과 가스터빈, 발전기 제작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분기보고서에서도 원자력과 가스터빈 사업 본격화에 대응해 생산역량 확보와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공장 신증설·개보수와 기술개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원전과 SMR이 추가 성장축으로 꼽힌다. 미국은 에너지 안보와 AI 전력 수요 대응 차원에서 원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AP1000 프로젝트 참여 범위 확대, 해외 원전 수주, 테라파워·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 등 SMR 프로젝트 구체화 여부를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수주 변수로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과 가스터빈, 풍력 등 차세대 발전설비 관련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가스복합발전 수주가 단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축이라면 원전과 SMR은 중장기 무탄소 전원 확대 흐름과 맞물린다. 북미 가스복합발전 수주로 현지 발전시장 접점을 넓히는 가운데 향후 원전·SMR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 기존 발전설비와 차세대 전원을 함께 겨냥하는 포트폴리오 확장도 가능해진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복합발전 수요는 북미뿐 아니라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며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생산 역량을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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