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클리어 코리아, 27일 신제품 공개 기자간담회
중증 난청 환자 대상 장기 추적 연구 결과 공개
인공와우 수술군 치매 발생률 13.6%로 가장 낮아
정재호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열린 ‘코클리어 코리아’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고령사회에서 난청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청각재활은 치매 예방과 건강한 노화를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정재호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코클리어 코리아’가 개최한 ‘뉴클리어스 넥사 시스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난청이 치매의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난청은 단순한 청력 저하를 넘어 인지 기능과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난청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말소리 이해가 어려운 상태를 의미하며, 전음성 난청·감각신경성 난청·혼합성 난청 등으로 구분된다.
실제 난청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74만2242명에 달했다. 대한이과학회는 고령화 영향 등으로 국내 난청 인구가 2026년 300만명에서 2050년 최대 7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교수는 뇌를 중앙처리장치(CPU)에 비유하며 난청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인지자원이라는 총량이 동일한 상태에서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은 기억·판단·사고 등에 여유롭게 자원을 사용할 수 있지만,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는 난청 환자는 소리를 이해하기 위한 청각 처리에 더 많은 인지자원을 사용하게 된다”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뇌 위축이 가속화되고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관성은 국내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정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국 단위 데이터를 활용해 40~79세 중증 난청 환자 5만2000여명과 정상 청력군 128만여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은 ▲인공와우 수술군(CI) ▲보청기 사용군(HA) ▲청각 재활을 받지 않은 군(NR)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 청각 재활을 받은 그룹은 재활을 받지 않은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으며, 특히 인공와우 수술군에서 가장 큰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치매 발생률은 ▲인공와우군 13.6% ▲보청기군 29.8% ▲재활 미시행군 33.7% ▲정상 청력군 22.8%로 집계됐다. 중증 난청 환자에서 인공와우 기반 청각 재활이 보청기보다 치매 위험 감소에 더 효과적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치매 위험 인자 가운데 중년기에는 난청(7%), 우울(3%), 당뇨(2%), 흡연(2%)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이 중 난청 비중이 가장 높다”며 “청각 재활은 단순히 듣는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인지 기능 저하와 정신건강 악화를 줄이는 중요한 개입”이라고 강조했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열린 ‘코클리어 코리아’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는 인공와우 치료 접근성과 최신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혁신기술에 대한 임상적 인사이트와 관점’ 주제 발표에서 “인공와우 시술이 상용화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현재 난청 환자 10명 중 8명은 여전히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공와우에 대한 낮은 인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천성 고심도 난청 영아도 생후 7~8개월부터 인공와우 수술이 가능하고, 80~90대 고령 환자 역시 국소마취를 통해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며 “보청기로 어음 변별이 어려운 경우 인공와우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청각 임플란트 전문기업 코클리어 코리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와우 신제품 ‘뉴클리어스 넥사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코클리어는 1988년 국내 첫 인공와우 수술 이후 현재까지 수천명의 난청인이 자사 기기를 통해 청각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뉴클리어스 넥사 시스템은 업그레이드 가능한 펌웨어와 내장 메모리를 탑재한 차세대 인공와우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이날 신제품 공개와 함께 국내 청각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스투 세이어스 코클리어 아시아·태평양 및 중남미 지역 대표는 “AI 기반 청각 헬스케어와 첨단 임상 적용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클리어는 혁신과 평생 지원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난청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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