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 진행…찬성률 73.7%로 최종 가결
DS 성과급 쏠림에 DX 반발 확산…동행노조 가처분도 예정
노태문 "DX 경쟁력 회복·성장 흐름 만드는 일 엄중히 임할 것"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DX부문장ⓒ삼성전자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을 최종 체결한 날,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완제품 부문 임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합의안이 가결되면서 DX 임직원 사이에 소외감과 박탈감이 커지자, 노 사장이 직접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쟁력 회복과 성장 기반 마련을 약속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이날 DX부문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최근 임금협상 과정과 그 결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소외감과 박탈감, 그리고 회사에 대한 실망과 서운함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업 환경과 업황의 차이가 부문별로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에 부문장으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현재 DX부문이 마주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사장의 메시지는 이날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한 직후 나왔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경기 용인시 기흥에 위치한 삼성전자 The UniverSE에서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금협약을 최종 체결했다. 조인식에는 삼성전자 여명구 부사장, 김형로 부사장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김재원 정책기획국장 등이 참석했다.
2026년 5월 27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 (이하 공동교섭단)은 경기 용인시 기흥에 위치한 삼성전자 The UniverSE에서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여명구 부사장,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예정 전날인 지난 20일 밤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후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95.5%, 찬성률 73.7%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총파업 리스크는 일단 해소됐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조인식에서 "이번 임금협약 타결을 시작으로 노사가 한 마음이 되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며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진정성 있게 교섭에 임해준 노동조합과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번 임금교섭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노사가 장기간 대화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 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권익 향상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연봉 1억원 기준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최대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DX 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에 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보상 격차가 확정되면서 DX 부문 임직원들의 반발이 커진 배경이다.
DX 부문 중심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26일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뉴시스
DX 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전날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공동교섭 과정에서 DX 부문 조합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이유로 투표권을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표 효력정지 가처분, 투표무효 확인소송, 공정대표 의무 위반 문제 제기도 검토 중이다.
노 사장은 DX부문이 처한 사업 환경을 언급하며 내부 수습에 나선 상태다. 그는 "글로벌 수요의 불확실성, 높아진 원가와 비용 부담,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쉽지 않은 비즈니스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역할을 다해주고 계시기에 DX부문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상황을 분명히 직시하고, DX부문의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일"이라며 "사업별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어디에 더 과감하게 집중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무엇이 가장 절실한지 직접 살피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로써 삼성전자에는 노사합의 이후에도 내부 통합이라는 과제가 남게 됐다. DS 성과급 체계는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반영한 결과지만, 종합전자회사인 삼성전자 전체 구성원에게 납득 가능한 보상 원칙을 어떻게 설명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임금협약 체결로 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DX 반발과 동행노조의 법적 대응, 주주단체의 문제 제기, 계열사와 재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는 성과급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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