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 쪽 기우는 삼성 임단협…DX 반발·주주권 변수는 남았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5.26 16:40  수정 2026.05.27 15:59

교섭중지 가처분 기각·투표율 92.74% 기록

동행노조 '투표중지' 가처분은 29일 심문 예정

주주단체, 명부 열람 뒤 서한 발송…법적 대응 검토

삼성전자의 가전·모바일 등 DX 부문 중심으로 구성된 3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노조가 26일 수원지법에 노사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뉴시스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조합원들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마감을 하루 앞두고 투표율 90%를 넘어선 가운데,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은 DX 측의 첫 법적 대응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합의안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31부는 이날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교섭요구안이 그 내용 자체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에 대해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교섭 요구안을 마련할 때 설문조사를 했고, 그런 과정을 보면 소속 조합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날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조합원 찬반투표 자체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 DX 부문 직원 중심의 3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 별도로 제기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사건은 오는 29일 심문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공동교섭 과정에서 DX 부문 조합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이유로 찬반투표권을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 찬반투표 종료가 27일 예정된 만큼, 향후 잠정합의안 효력정지 가처분도 추가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는 27일 오전 10시 마감된다. 26일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은 92.74%를 기록했다. 조합원 과반 참여에 과반 찬성이면 합의안은 가결된다. 의결권을 가진 조합원 가운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비중이 큰 데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핵심 수혜도 DS에 집중돼 있어 사실상 가결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임채현 기자

다만 동행노조의 찬반투표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 외에 회사 밖에서의 주주단체 반발도 변수로 남아 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지난 19일 삼성전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며, 회사 측으로부터 열람 일정을 안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본부는 주주명부를 확보한 뒤 주주서한을 보내 이번 성과급 합의의 법적 쟁점과 향후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알릴 계획이다. 당장 무효확인 소송 참여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소수주주권 행사 과정에서 주주들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취지다.


주주본부는 5·20 단체협약 중 성과급 관련 부분을 대상으로 무효확인 소송을 검토해왔으나, 동행노조의 투표중지 또는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에 따라 소송 대상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소 제기 일정은 해당 가처분 판단 이후로 미룬 상태다. 이들은 영업이익 등 회사 성과를 재원으로 한 보상 체계가 노사 합의만으로 정해질 수 있는지 문제 삼고 있다.


사업부별 보상 격차를 둘러싼 내부 갈등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기존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더해 최대 6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는 반면, 모바일·가전 중심의 DX 부문 직원은 100분의 1인 600만원 수준의 자사주 지급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27일 오전 투표 마감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섭중지 가처분 기각과 투표율 90% 돌파로 합의안 가결 가능성은 커졌지만, 동행노조의 별도 투표중지 가처분과 DX 중심의 보상 형평성 반발, 주주단체의 주주명부 열람 및 법적 대응 검토까지 맞물리면서 투표 이후에도 후폭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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