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영업이익 77.8%↓·빗썸 95.9%↓…거래량 감소에 실적 급랭
해외 거래소는 커스터디·파생상품 확장…국내는 법인시장 제한 여전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와 빗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77.8%, 95.9% 급감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급감하면서 거래 수수료 중심의 취약한 수익 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거래량 감소가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진 데다, 국내 규제 환경상 사업 다각화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7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963억원) 대비 77.8% 급감했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의 타격은 더 컸다. 빗썸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1분기(678억원) 대비 무려 95.9%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는 거래 수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국내 거래소의 취약한 수익 구조가 꼽힌다.
최근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동안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현물 거래량이 급감했고, 거래 수수료 중심 구조를 가진 국내 거래소들의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거래 수수료 의존도는 극단적인 수준이다.
두나무의 올해 1분기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 비중은 전체의 97.49%에 달했다.
빗썸 역시 수수료 수입 비중이 99.99%로 사실상 거래 수수료 외에는 뚜렷한 수익원이 없는 수준이다.
반면 글로벌 거래소들은 이미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왔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탁 서비스인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를 비롯해 기관 브로커리지, 대출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자체 이더리움 기반 네트워크 ‘베이스(Base)’를 구축했으며 스테이블코인 USDC도 공동 발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무기한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을 기반으로 거래량을 확대해 왔다.
현물 거래 비중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파생상품 거래 수요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 셈이다.
국내 업계 역시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있지만 법적·제도적 제약에 가로막혀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거래소들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하지만, 국내는 개인 현물 거래 위주로 제한돼 있다”며 “코인베이스처럼 기관 커스터디나 기관 대상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구조도 국내에서는 법과 제도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는 법인과 금융기관 대상 시장이 막혀 있는 데다 허용된 것 외에는 하기 어려운 규제 구조”라며 “결국 거래 수수료 외에는 다른 상품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막혀 있는 상태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관투자자와 일반 법인의 시장 참여가 사실상 제한돼 있다는 점이 국내 거래소들의 성장 한계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는 법으로 허용된 것 외에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체계가 강한 데다 현재 내국인 개인의 현물 거래 중심으로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일반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일반 법인 거래 허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할 수 없는 거래를 해외에서는 할 수 있다 보니 거래 수요가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 차이가 계속되는 한 해외 거래소 대비 경쟁력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