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절충안에도 핵심 쟁점 이견 여전
성과급 재원·배분 구조 두고 막판 줄다리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2일차 회의 종료 후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3차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한다. 전날 오전부터 자정을 넘겨 이어진 2차 사후조정에서 끝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다.
당초 중노위는 19일 밤 10시 전후로 합의 또는 조정안 제시를 통해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이어지며 협상이 장기전으로 넘어갔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새벽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쟁점이 여러가지인데 가장 중요한 하나가 의견 일치가 안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공이 삼성전자 사측으로 넘어간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노위가 제시한 절충안을 사측이 수용할 경우 노사는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게 되고, 이후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추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반면 사측이 수용하지 않거나 노조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총파업 가능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현재 노사가 막판까지 충돌하는 핵심 쟁점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성과급 재원 규모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방식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성과급 구조 제도화 여부 등이다.
노조는 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협상 과정에서는 현금 성과급 규모 일부를 낮추는 대신 자사주 지급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 달성 시 기존 OPI 외에 특별포상 형태의 추가 보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부별 배분 구조 역시 핵심 충돌 지점이다. 노조는 메모리 사업부뿐 아니라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성과급을 확대 배분해야 한다며 DS 부문 전체 공동 배분 비율을 7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 훼손과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차등 보상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과급 구조를 단체협약 형태로 고정할지를 둘러싼 시각차도 여전하다. 노조는 예측 가능한 보상 체계를 위해 영업이익 연동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반도체 업황 변동성과 투자 사이클 특성을 고려하면 경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연봉의 50% 수준으로 제한된 OPI 상한 역시 막판 변수다. 노조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사례 등을 거론하며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존 상한은 유지하되 한시적 특별포상 방식으로 대응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노조 측은 최대 4만~5만명 규모의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파업 여부와 별개로 이번 사태 자체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글로벌 고객사들에 각인시켰다는 점을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부 고객사들이 제한적 수준에서 대체 공급망 검토 가능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AI 반도체 시대 핵심 경쟁력인 '안정 공급 능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역시 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긴급조정권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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