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여파에 명동 철수…4년 만에 ‘국내 최대’로 복귀
관광객 겨냥한 초대형 플래그십…명동 한정 콘텐츠 강화
피팅룸 54개·직원 400명…관광형 매장으로 승부수
외국어 응대·택스리펀까지…글로벌 고객 편의성 강화
오는 22일 오픈하는 국내 최대 규모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유니클로 명동점’ 외관ⓒ유니클로
피팅룸만 54개, 계산대는 46개에 달했다. 직원만 400여명이 투입될 예정이라는 이곳 매장에는 여성 전용 피팅룸까지 마련돼 있었다.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답게 명동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티셔츠도 곳곳에 배치되며 ‘관광형 매장’ 성격을 강화한 모습이었다.
내부 뿐 아니라 외관 역시 존재감이 강했다. 명동 거리 한복판에 들어선 이 초대형 매장은 화이트 패널과 디지털 로고 사이니지가 어우러진 외관으로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수많은 간판과 건물이 빼곡히 들어선 거리 속에서도 강한 시각적 대비를 형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곳은 유니클로 명동점의 이야기다. 한때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불렸던 유니클로가 다시 명동 한복판에 초대형 간판을 세웠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서울 명동 거리 중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건물 1~3층을 채운 신규 매장에는 맞춤형 콘텐츠까지 빼곡히 들어섰다.
에프알엘코리아은 오는 22일 국내 SPA브랜드 1위 유니클로 명동점을 정식 오픈한다. 지상 1층부터 3층까지 총 3254.8㎡(약 1000평)의 면적을 갖춘 초대형 매장이다. 공식 오픈에 앞서 19일 기자는 유니클로 명동점 사전 스토어 투어에 참석했다.
그래픽 티셔츠 라인업을 전시한 ‘유니클로 명동점’ 1층 UT존ⓒ유니클로
유니클로의 명동 복귀는 상징성이 크다. 유니클로는 2011년 명동역 인근에 4개층, 1128평 규모의 명동중앙점을 열고 당시 아시아 최대 SPA 플래그십 매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명동 상권이 위축되던 시기인 2021년 1월 문을 닫았다.
불매운동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앞서 유니클로는 2019년 7월 불매운동 최초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일본 본사 ‘임원의 한국 불매운동 폄하’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집중 공세를 받았고, 이후에도 위안부를 모독하는 광고를 내보내 본격 퇴출 운동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국내 사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고 실적 회복세도 뚜렷해지면서 상징성이 큰 명동 상권 재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철수했던 핵심 거점에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을 오픈하면서 시장 영향력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행보로 보여진다.
특히 명동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유니클로와 무신사, 탑텐 등 K-패션 브랜드들이 트렌디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입소문이 번지며 명동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1890만명으로 전년 대비 200만명 넘게 증가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기준 지난해 명동·강남 지역 외국인 방문 건수도 532만건으로 2019년보다 253% 늘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과거 명동중앙점보다 면적은 작지만 현재 국내 유니클로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며 “명동 상권이 외국인 관광객 회복과 함께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유니클로도 대형 매장을 앞세워 내국인과 해외 고객 수요를 동시 겨냥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티셔츠 라인업과 UTme!(유티미)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유니클로 명동점’ 1층 UT존ⓒ유니클로
이날 기자는 약 1시간에 걸쳐 매장 곳곳을 둘러봤다. 여성·남성·키즈·베이비를 포함한 최신 라인업을 폭넓게 갖추고 있었다. 세일즈 면적 기준으로 명동점이 가장 큰 매장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장 먼저 1층 한쪽에는 유니클로의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는 라이프웨어 매거진 존이 다른 한쪽에는그래픽 티셔츠 라인업으로 구성된 UT(유니클로 티셔츠)존이 자리했다.
특히 UT존에서는 티셔츠와 토트백을 직접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UTme!(유티미)’가 눈길을 끌었다. 그래픽 티셔츠를 고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탬프를 고르고 크기를 조절해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드는 방식이다.
여기에 명동점 한정 디자인도 눈에 들어왔다. 바프, 진주회관, 을지다락 등 명동과 중구 일대 파트너들과 협업한 디자인의 옷들이 벽면 한쪽을 가득 채웠다. 흰 티셔츠 위에는 허니버터 아몬드 캐릭터와 명동 거리 풍경 등 관광객 수요를 겨냥한 디자인이 다양하게 담겨 있었다.
온라인 주문 상품을 찾을 수 있는 픽업 공간도 있었다. 앱이나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한 뒤 1시간 이후 매장에서 상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매장을 둘러볼 시간이 부족한 고객이나 관광 일정 중 빠르게 필요한 옷을 찾는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다.
2층으로 올라서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입구 한쪽에는 서울과 명동을 주제로 한 책들이 큐레이션 돼 있었다. 명동의 과거와 현재, 서울의 풍경을 담은 로컬 서적들이 놓여 있었고, 매장 곳곳에는 명동의 다양한 대와 풍경을 담은 사진 작품도 전시됐다.
해당 층은 여성·키즈·베이비 라인업 중심으로 구성됐다. 에어리즘, 감탄 팬츠 등 시즌 대표 상품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덴마크 코펜하겐 기반 브랜드 세실리에 반센과 유니클로의 협업 라인업도 엿볼수 있었다.
3층은 남성 라인업 중심으로 구성됐다. 옷을 수선하거나 자수를 새길 수 있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RE.UNIQLO STUDIO)’도 마련돼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매장은 명동점을 포함해 롯데월드점, 대구동성점 총 3곳 뿐이다.
오래 입는 옷 문화를 강조하려는 브랜드 메시지를 공간 안에 녹여낸 것이다. 일정 금액을 내고 기존 의류를 수선하거나 자수와 패치 등을 더해 다시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명동에 특화된 자수와 패치도 만날 수 있다.
옷의 선순환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선, 자수, 의류 기부 등 옷의 선순환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클로 명동점’ 3층 리유니클로 스튜디오ⓒ유니클로
3층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도 돋보였다. 명동점에는 세금 환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전체 직원의 60%가량은 외국어 응대가 가능한 인력으로 구성됐다.
대형 매장인 만큼 계산과 피팅 동선에도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피팅룸의 경우 고객이 몰릴 것을 감안해 넉넉하게 뒀다. 명동점에는 1층과 2층, 프라이빗 피팅룸을 포함해 총 54개의 피팅룸이 마련됐고 휠체어 이용 고객을 위한 피팅룸도 별도로 갖춰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층마다 셀프 계산대를 비치했고 상품을 하나씩 바코드로 찍는 대신 장바구니에 담은 제품을 올려두면 RFID 인식으로 구매 상품이 자동 표시되는 구조를 적용했다.
에프알엘코리아 쿠와하라 타카오 공동대표는 “유니클로의 브랜드 철학인 라이프웨어의 가치와 콘셉트가 반영된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유니클로 명동점’을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한국 고객 뿐만 아니라 명동을 방문하는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뿐만 아니라 차원이 다른 고객 서비스로 명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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