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5.14 12:00 수정 2026.05.14 12:00지역별 특별위원회서 가격 결정
구성사업자에 통지…문자·홈페이지 공지
2023~2025년 기준가격 9.4% 인상
정부가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한 태국산 신선란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대한산란계협회가 계란 산지 기준가격을 결정하고, 구성사업자인 생산·판매·유통 업체에 이를 통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부분, 구성사업자들의 자유로운 가격경쟁 제한 등을 고려해 산란계협회의 이같은 행위를 중대한 위반행위로 봤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산란계협회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산란계협회는 지난 202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각 지역 계란의 기준가격을 결정해 구성사업자에게 통지한 혐의다.
새로운 가격 결정이 없더라도 매주 문자 메시지를 통해 기존 가격을 재안내하거나 홈페이지와 유통업체 구독서비스 등을 통해 기준가격의 대표성을 공고히 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구성사업자들이 기준가격의 영향을 받아 실제 거래가격을 결정한 결과, 계란 실거래가격은 산란계협회가 결정·통지한 기준가격과 유사한 수준으로 형성됐다.
공정위는 산지 가격은 이후 도소매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산란계협회의 기준가격 결정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필수 식품인 계란 소비자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특히 산란계협회는 법 위반 기간인 2023~2025년 동안 기준가격을 9.4%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기간 중 사료비 등 원란 생산비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료비는 2023년 2630원에서 2024·2025년 2350원으로 줄었으며 원란 생산비도 2023년 4060원에서 2024·2025년 3856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산란계협회 기준가격은 2023년 4841원에서 2025년 5296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생산비 대비 기준가격의 차이는 2023년 781원, 2024년 1031원, 2025년 1440원으로 확대됐다.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은 “(산란계협회가) 시장조사를 했다고 진술하는데 조사 대상인 1~2곳에 모여 이야기를 한 것 같다”며 “구성사업자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기준가격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그 자체가 문제다. 결과적으로 실제가격·거래가격에도 고시 가격이 영향을 미쳐 효과를 받았기 때문에 법 위반 행위가 되는 것이고, 경쟁을 제한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기준가격을 수차례 바꾼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 9~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계란가격조정협의회에서 총 4차례 계란 기준가격을 결정하기도 했으나 산란계협회는 이를 기화로 다른 지역의 기준가격을 여러 차례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산란계 사육업체의 총 사육수수 대비 산란계협회 소속 구성사업자의 사육수수는 약 56.4%에 이른다.
공정위는 산란계협회가 발표하는 기준가격이 구성사업자뿐 아니라 계란농가, 유통상인 등도 거래가격 결정 시 참고한다는 점을 고려, 경쟁제한성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
문재호 국장은 “56%의 사업자들은 규모가 굉장히 크고 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들이 주로 회원으로 가입해있다는 점이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게 컸다”고 말했다.
이어 “산란계협회는 원란 생산비 대비 기준가격을 높은 수준에서 결정함으로써 도·소매 가격의 연쇄적 상승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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