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더 줄어든다”…토허제 완화 후폭풍 우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5.14 07:32  수정 2026.05.14 07:32

연말까지 토허구역 내 ‘세 낀 매물’ 거래 허용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기회지만…임차인 주거 불안 심화

“서울 신규 전세공급 제한적인데…수요는 계속 몰려”

ⓒ뉴시스

올해 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 낀 매물’ 거래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 장기적인 매물 감소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무주택자에게 주택 매수 기회를 확대하는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임차인들의 주거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676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2만3060가구 대비로는 27.3% 감소한 수준이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직전인 지난 9일(1만6380가구)과 비교하면 소폭 늘어난 수치다.


실제 최근 5일간 자치구별 전세 매물 추이를 살펴보면 일부 지역에서는 증가세도 나타났다.


서초구는 8903건에서 9767건으로 무려 9.7% 증가했고 강남구도 8299건에서 8379건으로 소폭 늘었다. 은평구(364건→395건), 서대문구(413건→436건), 관악구(320건→336건) 등도 증가 흐름을 보였다.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매도를 보류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임대차 시장으로 돌린 영향으로 파악된다.


다만 정부가 발표한 토허제 실거주 의무 유예 방침으로 올해 말까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다시 전세 매물이 매매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로 채워지고 있는 셈인데, 이 같은 현상은 장기적으로 임대차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보유세 강화와 금융 규제 확대 방안 등이 수립돼 시행될 경우 주택 매도 흐름이 가속화돼 임대차 물량 감소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서울 내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전세로 들어온 임차인들은 3~4년은 살고 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계약했는데, 2년 만에 갑자기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임차인들에게 불리한 정책이 계속 나오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매물 감소는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을 기준(100)으로 한 서울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2월 100.41, 3월 100.97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세가격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102.78) 이후 약 3년 만이다.


주간 기준으로도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2.61% 상승했다. 서울 전역에서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 매물 감소와 함께 보유세 등 집주인의 세부담이 커지게 되면 임차인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이른바 ‘조세 전가’ 현상까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얘기다.


물론 정부에서는 세 낀 매물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의무 유예 혜택이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전세매물이 줄더라도 임대차 시장에 대한 여파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세 낀 매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현금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택 매수는 어렵다.


서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 불과해 전세가율이 40%를 넘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


향후 1~2년 내로 수억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도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대출은 한도가 1억원인 전세퇴거자금대출뿐이다.


주택 구입 자금이 부족해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무주택자에게 토허제 실거주 유예는 내 집 마련 기회가 아니라 주거안정을 해치는 장애물이란 지적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실거주를 강조하는 정책 방향성 등을 고려하면 신규 전세 매물이 늘어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면 서울, 수도권 핵심 지역들은 항상 전세 수요가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무주택자들이 주택을 매수한다고 해서 전세 수요 자체가 사라지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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