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승무원 입사 연기…고유가·고환율에 LCC '고용불안' 확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5.12 15:59  수정 2026.05.12 16:00

객실승무원 입사 예정자 50명 입사 하반기로 연기

LCC 덮친 고용 불안…감편 여파 인력 조정

진에어 B737-800 항공기 ⓒ진에어

중동전쟁발 고유가 충격이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감축을 넘어 고용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운항 편수를 줄인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에 들어가면서 무급휴직에 이어 신입사원 입사 연기까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객실승무원 입사 예정자 약 50명의 입사 시기를 하반기로 미뤘다.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 채용에서 약 100명을 최종 합격시켰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미 입사해 교육을 받고 있다.


나머지 50명은 지난 11일 입사할 예정이었지만, 회사는 이들의 입사 시기를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말에서 10월 초로 조정했다.


진에어 측은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상황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입사 시기를 조정하게 됐다”며 “최종 합격자를 채용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사 예정자 입장에서는 고용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입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합격 이후 입사만 기다리던 예비 승무원들이 갑작스럽게 수개월간 대기 상태에 놓이게 된 셈이다.


진에어는 이미 비용 절감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매년 직원들에게 지급해온 안전격려금 지급을 무기한 연기한 데 이어 운항 편수도 줄이고 있다. 지난달 괌 등 8개 노선에서 왕복 45편을 감편했고, 이달에는 푸꾸옥 등 14개 노선에서 왕복 131편을 줄였다. 이달까지 감편 규모만 왕복 176편에 달한다. 6월 운항 일정이 확정되면 감편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진에어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중동전쟁 이후 LCC를 중심으로 동남아 등 중거리 국제선 운항을 왕복 기준 약 1000편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유가로 운항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항공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여름 성수기 수요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쳤다.


항공사 수익 구조상 항공유 가격 급등은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214.71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전인 두 달 전과 비교하면 2.5배 수준으로 뛰었다.


LCC들은 줄줄이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5~6월 두 달간 무급휴직을 도입했다. 에어로케이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운항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인력 조정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수요 회복에 맞춰 인력을 늘려왔지만, 고유가와 유류할증료 급등이 동시에 덮치면서 다시 비용 통제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LCC는 대형항공사보다 중단거리 노선과 가격 민감 수요 비중이 커 유가와 항공권 가격 상승에 더 취약하다.


정부도 항공업계 고용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말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항공업계에서 고용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노선 감축이 지속될 경우 항공업계 전반의 고용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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