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만치 않다"…금탑훈장 받은 장재훈, '근본 경쟁력' 꺼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5.12 14:01  수정 2026.05.12 14:04

자동차의 날 금탑산업훈장, 2007년 이후 약 20년 만

“모두의 훈장…플랫폼 산업으로서 車 역할 더 중요해져”

“AI·자율주행·로보틱스·에너지 연결성, 속도와 규모가 관건”

“중국산 전기차 만만치 않아…안전·품질·고객경험까지 개선해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오른쪽)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한국 산업 부문 최고 훈격인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차의 원가 경쟁력은 상당히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12일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년만에 금탑산업훈장을 수훈받은 직후 나온 답변치고는 상당히 직설적이다. 수상 소감의 무게보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마주한 경쟁 환경의 무게가 더욱 짙게 드러난 대목이다.


장 부회장은 이날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한국 산업 부문 최고 훈격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이 수여된 것은 2007년 이후 약 20년 만이다. 특히 올해는 현대자동차의 '포니'로 자동차를 처음 수출한지 50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장 부회장은 “우리 모두의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산업이 갖고 있는 전환기 속에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기존 경쟁력뿐 아니라 신기술 부분까지 넓어졌다”며 “오늘 수상은 이런 부분을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업계와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자동차의 날 금탑산업훈장이 약 20년 만에 나온 데 대해 장 부회장은 '산업 전환'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20년 전엔 한국의 제조업 기둥으로서 자동차만 조명했다면, 이제는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끌어안는 산업이 됐기 때문이다.


장 부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 해야 할 플랫폼 산업으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됐다”며 “그런 만큼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과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역임하며 대규모 국내 투자,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 확장, 글로벌 수소 에너지 생태계 구축, 통상 리스크 대응, 부품사 동반성장 등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발표한 125조2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장 부회장의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이 투자는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국내 첨단 생산 거점 확대,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경쟁력 강화, 전후방 산업 생태계 고도화 등을 포함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12일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을 각각의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플랫폼으로 설명했다. 그는 로보틱스와 AI, 수소 등 핵심 사업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핵심 사업의 연결성이 중요하다”며 “자율주행이 로보틱스와 어떻게 가고, AI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결국 에너지까지 포함한 플랫폼 확장성의 속도와 규모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새만금 로봇·AI·수소 에너지 혁신 성장 거점 구축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AI 데이터센터, 1GW급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미래 신사업 밸류체인을 한데 묶는 구상이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 AI,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상적인 것은 그간의 성과보다도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중국 전기차, 고환율, 관세 등 대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극복 전략에 대해 장 부회장은 근본적인 경쟁력을 앞세웠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상품의 종합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혁신성뿐 아니라 자동차가 갖고 있어야 할 근본적인 품질과 안전을 지속적으로 보강해야 한다”며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자율주행과 전동화처럼 이미 보편화된 기술에서도 안전과 품질을 어떻게 더 공고히 하느냐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전동화나 자율주행을 더 이상 ‘앞선 기술’이라고만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기도 하다. 전기차와 첨단 운전자보조 기능이 빠르게 보편화된 상황에서, 결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질·안전·가격·서비스까지 포함한 총체적 경쟁력이 승부를 가른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는 더욱 직접적으로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이미 가격 경쟁력은 압도적이고, 여기에 품질과 고객 경험까지 따라붙을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안방 경쟁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부회장은 “중국산 차량이 갖고 있는 원가 경쟁력은 상당히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전과 품질, 차량 뿐 아니라 이어지는 고객 서비스, 전체적인 고객 경험까지 개선하지 않으면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그룹에서는 장 부회장 외에도 현대모비스 이종하 상무가 산업포장을, 현대차 이재민 전무가 대통령표창을, 기아 장수항 전무가 국무총리표창을 받는 등 총 8명이 정부 포상 및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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