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에어택시', KAI가 만든다…독자노선서 '협력'모델로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5.10 10:28  수정 2026.05.10 10:29

슈퍼널 기체 설계·현대차 전동화 기술에 KAI 항공기체 역량 결합

리더십 공백 겪은 AAM 사업…국내 기업 손잡고 재정비 속도

(왼쪽부터)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KAI 김종출 사장이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에서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개발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손을 잡았다. 전기차와 대량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하늘길 모빌리티’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은 유지하되, 항공기체 개발·인증·공급망 등 자동차와 다른 영역에서는 국내 항공우주 대표 기업의 역량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김종출 KAI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AAM 기체 개발과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상용화, 공급망, 인증, 고객 네트워크 등 전반에서 협력한다.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AAM 전문법인 슈퍼널을 통해 기체 디자인과 설계 역량을 투입하고, 현대차·기아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는 전기차 분야에서 축적한 전동화 기술을 항공용 파워트레인으로 확장한다.


KAI는 고정익·회전익 항공기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기체 개발과 체계종합 역량을 더한다. 자동차 업체의 전동화 기술과 항공 업체의 기체·인증 경험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 AAM 사업이 재정비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슈퍼널은 지난해 신재원 전 최고경영자와 데이비드 맥브라이드 전 최고기술책임자가 회사를 떠난 뒤 개발 일정과 조직 운영을 재검토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기술 리더십도 다시 채우고 있다. 슈퍼널은 지난 4일 수직이착륙 항공역학 전문가인 파르한 간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항공우주공학 석좌교수를 신임 CTO로 선임했다. 슈퍼널 측은 간디 CTO 영입을 두고 “집중적인 기술 실행 단계에 들어서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KAI와의 협력은 현대차그룹이 AAM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라,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에는 슈퍼널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미래 항공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방점이 찍혔다면, 이제는 항공기체 개발과 인증 경험을 보유한 파트너를 붙여 사업 현실성을 높이는 단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민수용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새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KAI 입장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KAI는 KT-1 기본훈련기, 수리온 헬기, 무인기 등 군용 항공기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전투기·헬기 개발에서 쌓은 체계종합 역량을 민간 모빌리티 영역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의 AAM 사업이 ‘비전 제시’에서 ‘실제 개발과 인증’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상용화를 위해선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배터리 무게와 항속거리, 소음, 안전성, 도심 운항 인프라, 항공 인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독자 개발을 포기하고 KAI와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KAI와의 협약은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안전하면서도 매력적인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선보여 모빌리티의 지평을 하늘길로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KAI 관계자는 “KAI의 고정익 및 회전익 체계종합 역량과 현대차그룹의 대량 생산 체계, 모빌리티 생태계가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K-AA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 협력은 글로벌 민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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