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의 '배식 봉사' 추경호의 '하트 인사'
대구시장 후보들, 어버이날 고령층 공략
김부겸 "생긴 건 호박 같아도 일 열심히 해"
"대구시장 될 분"…현장 반응 폭발 추경호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효도 유세'에 나섰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와(왜) 파란 잠바 입었냐 하지 마이소. 생긴 건 이래 호박같이 생겼어도 일은 참 열심히 했습니더."
8일 오전, 대구 서구의 천사무료급식소. 배식 모자를 눌러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친근한 사투리로 넉살을 부리자, 식사를 기다리던 어르신들 사이에서 "하하" 웃음꽃이 터졌다.
어버이날을 맞아 대구시장 선거 여야 간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나란히 '효도 유세'에 나섰다.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두 후보가 대구 정치판의 핵심인 고령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같은 날 '효심 경쟁'을 펼친 셈이다.
김부겸 후보는 8일 오전 한국나눔연맹 산하 천사무료급식소를 찾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직접 식사를 제공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김부겸 후보는 한국나눔연맹 산하 천사무료급식소를 찾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직접 식사를 제공했다. 최근 여론조사 상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만큼, 고령층 표심에 정성을 쏟는 모양새였다.
김 후보는 "아까 어르신 한 분이 '아는 멀쩡한데 왜 파란 잠바 입었노' 카시더라"며 운을 뗐다. 그는 "지금 대구가 참 어렵지 않나. 아들 손주들 좋은 직장 찾아 다 떠나고, 대구도 한번 바꿔야 되는데, 그럴라카면 빨간 잠바(점퍼), 파란 잠바가 뭐가 그리 중요하겠느냐"며 정당보다는 '일꾼'이 누구인지를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본인의 강점인 '경험'과 '실력'을 내세웠다. "일 좀 할 수 있는 나한테 (일을) 달라. 내가 뭐 생긴 건 이래 호박같이 생겼어도 장관, 총리도 했고 일 좀 열심히 했다고 소문도 났다"며 "어머니, 아버지들 여러가지 세상의 처우가 조금씩은 좋아지는데, 나도 그런 거 한 번 제대로 해볼라카는데 도와주실 것이냐"고 호소했다.
배식 현장은 인산인해였지만 김부겸 후보는 지친 기색 없이 자원봉사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발언을 마친 김 후보는 곧바로 배식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급식 모자를 고쳐 쓰며 "머리카락 들어가면 안 된다"고 위생까지 꼼꼼히 챙기는 세심함을 보였다. 김 후보는 배식대 앞에서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걱정하며 밥을 퍼 담았다.
그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나누며 "어르신들에게 양이 괜찮겠느냐", "마이 드시고 건강하셔야 할텐데"라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구했다. 배식 현장은 인산인해였지만 김 후보는 지친 기색 없이 자원봉사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오늘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함께 고생하는 봉사자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겸손함도 보였다.
배식이 끝나고 나서도 김 후보 특유의 인품과 세심함은 돋보였다. 쌀 10kg짜리를 수령해가는 어르신들을 보고 "어르신들이 어떻게 이걸 들고 가시냐"고 걱정했다. 그는 땀을 송골송골 흘리는 와중에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발견하면 캠프 관계자에게 "앞까지 (가는 길을) 도와드리라"며 배웅길까지 직접 챙겼다. 한 어르신은 김 후보의 손을 잡으며 "함 바까바라(한번 바꿔봐라) 부갬아"라며 응원을 건넸고, 또 다른 어르신은 "생긴 건 참 믿음직하다"고 격려했다.
추경호 후보는 대구시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어르신들을 만났다. 추 후보와 사진을 찍으려는 어르신들이 몰려들며 '셀카 쇄도'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대구 시장님 될 분 아니십니까" "시장님, 화이팅입니데이!"
같은날 오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IM뱅크 제2본점에서 열린 대구시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어르신들을 만났다. 붉은 점퍼를 입은 추 후보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인사를 나누고, 지나가는 시민에게도 구애했다.
대구 달성군에서 태어난 추 후보에 대한 '고향'의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행사 진행 도중 추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의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멀리서 추 후보를 알아본 어르신들은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어 보였고, 추 후보 역시 특유의 시원한 미소와 함께 손 인사를 건네며 입장했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추 후보는 어르신들 틈에 섞여 박수를 치며 공연을 관람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추경호! 추경호!" 하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한 여성 지지자는 추 후보의 손을 꼭 잡으며 "앞으로 우리 시장님, 대구시장님 될 분 아니십니까"라며 응원을 보냈고, 또 다른 어르신은 "시장님 화이팅입니데이, 열심히 해주세요"라며 힘을 보탰다.
한 어르신이 대구 사투리로 "이재명이가 맘대로 하고 있는데, 잘 할 수 있겠나"라며 격려를 건네자, 추 후보는 허리를 숙여 "예, 어르신. 그래 할게예. 걱정 마이소"라고 힘있게 답했다. 응원하는 지지자에게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활짝 웃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한 어르신은 추 후보를 보고 엄지를 치켜들며 격려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행사 쉬는 시간 로비에서는 추 후보와 사진을 찍으려는 어르신들이 몰려들며 '셀카 쇄도'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추 후보는 쏟아지는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세를 낮추는 등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추 후보는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예우와 대구 발전에 대한 각오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헌신적으로 노력하신 분들이 바로 여기 계신 어르신들"이라며 "노후 생활을 편안하고 건강하게 누리실 자격이 충분하다. 시와 국가에서 이분들이 더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에 대해서는 "개인이 잘나서 보내주시는 응원이 아님을 잘 안다"며 몸을 낮췄다.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나의 경험을 살려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고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기대감, 그리고 보수의 심장인 대구와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는 염원이 담긴 응원이라 생각한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느끼며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추 후보는 "조금 더 일찍 와서 어르신들과 인사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추 후보를 향한 민심은 기대감과 절실함이 공존했다. 어르신들은 "꼭 이겨주십쇼"라며 추 후보의 손을 놓지 않았고, 추 후보는 그때마다 "예, 필승하겠습니다"라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현장을 지켜본 한 시민은 "추 후보가 경제 전문가라 그런지 대구 경제를 살릴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며 "특히 어르신들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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