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자산 153조원…후견만으론 못 막는 재산 공백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5.05 07:00  수정 2026.05.05 07:00

2050년 자산 규모 488조원

사전 관리 필요성 커져

해당 이미지는AI로 제작됨.

고령 치매환자가 늘면서 자산 보호 문제가 노후 돌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판단능력이 떨어진 이후에야 개입하는 후견제도만으로는 재산 관리 공백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의 ‘고령 치매환자의 자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후견과 신탁의 상호보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2016년 68만명에서 2025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2044년에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환자 증가와 함께 관리 대상 자산 규모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고령 치매환자 자산 규모가 2025년 약 176조원에서 2050년 약 48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50년 국내총생산(GDP)의 15.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치매가 진행되면 금융 거래, 부동산 처분, 의료비 지출, 생활비 관리 등 일상적 재산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가족이 대신 관리하는 경우에도 법적 권한이 불명확하면 금융기관 이용, 계약 체결, 자산 처분 과정에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활용되는 성년후견제도는 판단능력이 저하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실제 이용률은 낮다.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있으며 후견 개시 이후에도 자산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보고서는 후견제도만으로는 고령 치매환자의 자산을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고 봤다. 후견은 법적 보호와 대리권 확보에는 강점이 있지만 자산 운용, 장기 관리, 생활비 지급 등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탁제도를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신탁은 판단능력이 있을 때 본인이 미리 자산 관리 방식과 지급 조건을 정해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매 진행 이후에도 신탁계약에 따라 생활비, 의료비, 돌봄비 지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신탁 역시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 계약 체결 당시 판단능력이 필요하고 이미 인지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경우 활용이 어렵다. 수탁자 관리와 감독 장치가 미흡하면 오히려 자산 유용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보고서는 후견과 신탁을 대체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판단능력이 남아 있을 때는 신탁을 통해 자산 관리 계획을 세우고 이후 판단능력이 저하되면 후견이 이를 감독하거나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치매 초기 단계부터 자산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공공신탁, 복지신탁, 후견신탁 등 다양한 모델을 검토하고 수탁자 감독 체계와 피해 방지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고령 치매환자의 자산 보호가 단순한 재산 문제가 아니라 의료, 돌봄, 주거,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