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치 경쟁부터 상영 구조까지…영화 정책 과제 산적
영화 정책 전환론 속 현실론 부상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화 정책 전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실행 단계의 한계를 짚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센티브 예산 축소와 중앙·지역 간 협업 부재, 상영 구조 한계 등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넥스트 시네마: 2026 지방선거, 씬의 전환과 생태계 설계’ 포럼에서는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보다 구체적인 문제들이 제기됐다.
앞선 발제에서는 지역 영상위원회 중심의 정책 구조와 인프라 격차, 로컬 기반 글로벌 확장 전략, 독립예술영화 관객 접근성, 공공 상영 인프라 확충 필요성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종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은 인센티브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국내 K-콘텐츠가 성장했다고 하지만 실제 인센티브 예산은 대부분 지자체에 의존하고 있고, 이를 모두 합쳐도 30억 원 수준에 그친다”며 “해외 작품 유치 경쟁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과 지역 간 예산 운영이 분절돼 있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양 사무처장은 “영화진흥위원회와 각 지자체가 각각 인센티브를 운영하다 보니 유기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예산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이는 다시 예산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고 짚었다.
그는 “이제는 각 영상위원회와 중앙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통해 인센티브를 통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논의는 충분히 이뤄졌고, 이제는 실행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고 매칭 구조 역시 지역 정책의 한계로 지목됐다. 양 사무처장은 “지자체 예산은 국고 지원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국비가 없는 사업은 확대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지역은 중앙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협력과 관련해서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한진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국제위원회 디렉터는 “해외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제작자들이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이러한 제도 자체는 산업을 촉발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제 현장에서는 지원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지역 인센티브 조건이 현실과 맞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취지와 달리 실행 단계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수요 중심 정책에 대한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독립영화 시장 점유율 10%라는 목표는 의미 있지만, 현재 공급과 수요 구조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수요 확대와 함께 제작 지원 역시 동시에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독립예술영화는 공급 대비 관객 수요가 크게 부족한 구조”라며 “정책 전환 과정에서 기존 제작 지원이 축소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예산 확대를 전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프랑스의 경우 예술영화 비중이 높은 것은 유럽 영화 전체를 포함한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역시 수입 예술영화까지 포함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유 감독은 ‘100개 스크린’ 전략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그는 “창작자 입장에서는 상영 인프라 확대가 반가운 일이지만, 실제 관객이 극장을 찾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결국 관객을 움직이는 요소는 홍보와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일부 독립영화가 관객을 모은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홍보비가 충분히 투입된 경우였다”며 “상영 인프라 확대와 함께 관객을 유입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 지원 프로그램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구조가 약화된 상황”이라며 “새로운 상영망과 함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공통적으로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공감과 함께 실행 구조의 한계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중앙과 지역, 산업 간 협업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인 정책 설계와 예산 운용 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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