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목적 등 고려하면 문제 없어"
"친생자 재산권 침해하지도 않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뉴시스
제주 4·3사건 희생자의 사후양자에게도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판단을 내렸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은 4·3 사건 희생자 A씨의 딸이다. A씨는 1948년 제주도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에서 내란실행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대구형무소에서 복역하다 1950년 사망했다.
A씨의 아내는 1987년 2월 호주 승계를 위해 B씨를 사후양자로 입적했다. 이후 B씨의 재심 청구로 A씨는 2021년 3월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으나 이에 따른 유족 형사보상 절차에 청구인이 불만을 품으며 갈등이 발생했다.
청구인은 4·3사건법에 따라 친생자인 자신과 사후양자인 B씨가 형사보상 청구권을 공동으로 상속받을 경우 친생자인 자신의 재산권이 침해된다며 이 사건 헌법소원을 냈다.
4·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은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는 형사보상 청구 당시 민법에 따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한다. 사후양자 제도는 1991년 1월 1일 폐지됐으나 그전에 적법하게 선정된 사후양자는 민법상 양자의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헌재는 형사보상청구권의 입법목적과 사후양자의 역할, 제주도의 관습 등을 고려할 때 사후양자도 형사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친생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
헌재는 "직계비속 없는 희생자가 많아지자 제주도에는 제사 봉행과 분묘 관리를 중시하는 예에 따라 자녀 없이 사망한 희생자의 3촌 또는 5촌 조카를 사후양자로 보내 제사 봉행 및 분묘 관리를 맡게 하는 관습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습은 제주도민에게 친족 공동체가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기능했고 사후양자 역시 오랜 기간 스스로 희생자의 직계비속으로 인식하며 그에 따른 감정을 공유하며 지내왔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장시간 봉제사와 묘소 관리로 희생자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고 그를 추모함으로써 희생자를 사후적으로 예우한 사후양자들에 대해 형사보상청구권 상속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이 양성평등 규정에 위반된다는 청구인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형사보상 청구권의 귀속범위를 민법상 상속인으로 규정한 해당 조항이 남녀의 성별을 기준으로 해 차별 취급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