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국제 모터쇼 2026서 '아이오닉V' 최초 공개
중국서 내연기관 중심 전략 접고 전기차·EREV·수소차로 승부
중국 진출 24년 만에 확 바꾼 전략…글로벌 관심 쏠려
쩡위친 CATL 회장,북기그룹 장젠용 동사장 등 방문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 보도 발표회에서 '아이오닉 V'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촬영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중국 고객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전동화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오늘, 그 약속을 증명할 첫 번째 차량을 공개합니다."
중국 시장에서 재도전을 선언한 현대차의 '첫번째 승부수'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는 박수와 환호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을 한 세단 한 대를 찍기 위한 플래시 세례가 끝없이 이어졌다. 2026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전세계 최초 공개된 현대차의 '아이오닉 V'가 그 주인공이다.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모터쇼(오토차이나) 현대차 보도 발표회 현장은 발표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 재도전을 위해 내놓은 첫 전용 전동화 모델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발표장에는 좌석 마다 현대차 측이 준비한 결정체 모양의 작은 조각이 놓여 있었는데, 아이오닉 V가 공개되는 순간 정체가 드러났다. 차량이 무대 중앙에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 일제히 황금빛 조명이 들어오면서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V의 콘셉트를 상징하기 위해 준비한 ‘운석 형상 무드등’이었다.
아이오닉 V 가 발표되기 전 운석 형상의 무드등을 들고 환호하는 사람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아이오닉 V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 처음 출시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모델이다. 콘셉트카 이름이었던 '비너스(Venus)'의 앞글자만 따온 것으로, 중국 시장만을 위한 '행성' 시리즈의 첫번째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올 연말까지 내놓을 다음 모델은 콘셉트카 '얼쓰(Earth)'의 양산형 모델 '아이오닉 E'가 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일 뿐 아니라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생태계가 가장 앞선 시장”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국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늘은 현대차가 중국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날”이라며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In China, For China, To Global) 전략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정의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 24년 만에 판매 전략을 완전히 바꿔잡은 날인 만큼 중국 현지 기업과 글로벌 각국 미디어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쩡위친 CATL 회장,중국 합작 파트너인 북기그룹(BAIC)의 장젠용 동사장 등이 발표 전후로 현대차 부스를 찾아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에게 아이오닉 V 공개를 축하하며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현대차는 무대에서 ‘현지화’라는 단어를 연신 반복했다. 과거처럼 글로벌 모델을 중국에 단순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 아래 세운 전략이다.
아이오닉 브랜드는 플랫폼 개발, 제품 기획, 브랜드 운영, 공급망 협력까지 중국 시장에 맞춰 새로 짰다. CATL, 모멘타 등 중국 대표 기술 기업과 협력해 배터리와 자율주행, 스마트 콕핏 경쟁력을 현지 기준에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가 현대차그룹 소형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를 타고 무대 중앙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 현대차의 소형 모바일 로봇 플랫폼인 '모베드'를 타고 등장해 현대차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전기차 보급기를 넘어 '기술 경쟁'이 짙어진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가 갖춘 기술력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는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고, 지역이 넓은 만큼 차량 사용 환경도 매우 다양하다”며 “소비자들의 요구 역시 매우 다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오닉은 기술 과시형 압도적 우위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가장 실용적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고품질 신에너지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자체 기술을 탑재하는 대신, 현지 업체인 모멘타의 기술을 탑재한다는 점도 큰 주목을 받았다. 아이오닉 V는 도심 주행, 고속도로 주행, 주차 등 주요 상황을 아우르는 레벨2+급 운전자 보조 기능을 제공하고, 향후 OTA 업데이트를 통해 레벨2++ 수준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차오쉬둥 모멘타 CEO는 “아이오닉 V에 탑재되는 시스템은 100억㎞ 이상의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와 1억개 이상의 고품질 주행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다”며 “더 많이 달릴수록 더 똑똑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번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5년 내 20종의 신차를 쏟아내겠다는 목표다. 또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의 판매를 달성하고, 글로벌 전체 판매 중 중국 시장의 판매 점유율을 9%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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