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절벽'에…셀트리온·에피스 시밀러 '총력전'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1.15 14:27  수정 2026.01.15 14:38

특허 만료로 독점권 소멸되는 의약품 규모 약 300조원

아일리아 특허 만료, 셀트리온 올해 12월 美 출시 예정

매출 1위 키트루다 특허 만료에 셀트리온·에피스 참전

시밀러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연매출 수조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신약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제약·바이오 업계가 잰걸음을 내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복제약)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국내 기업들은 블록버스터 ‘특허 절벽’을 글로벌 영토 확장의 기회로 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15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주요 10개국에서 특허 만료로 독점권이 소멸되는 의약품 매출 규모는 2200억 달러(약 3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0~2024년 발생한 손실액의 3배가 넘는 규모로 후발주자들에게는 전례 없는 시장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특허는 출원 후 20년간 독점권을 부여 받지만, 실제 만료 시점은 국가별 허가 지연 보상 제도나 연장 전략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화학 구조를 100% 복제하는 제네릭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는 바이오 의약품 시밀러는 고도의 공정 기술과 임상이 요구된다. 다만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시장 선점 시 얻는 수익도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승부처는 미국 리제네론의 ‘아일리아’ 시장이다. 습성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아일리아의 연매출은 2024년 기준 95억 달러(약 13조원)다. 아일리아 2mg 저용량 제형 물질 특허는 미국에서 2024년 6월, 유럽에서 지난해 11월 만료됐다. 다만 제형·공정 등 2차 특허가 남아있어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허가 및 특허 합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은 오리지널사인 리제네론과 특허 합의를 마치고 올해 말 아이덴젤트 미국 출시를 확정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허가를 획득하고, 영국을 비롯해 유럽 주요국 출시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4년 아이덴젤트 주사 및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에 대해 허가를 받은 뒤 국제약품과 판매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24년 미국과 유럽, 한국에서 아일리아 시밀러 ‘오퓨비즈(SB15)’ 허가를 모두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삼일제약과 판권 계약을 맺고 2024년부터 ‘아필리부’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리제네론과의 특허 분쟁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상업화 시점은 미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오퓨비즈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허가를 획득했으나 (오리지널) 물질 특허 외에도 2차 특허가 아직 남아있고, 특허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정확한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MSD

글로벌 1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 머크(MSD)의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주요국 특허 만료도 다가오고 있다. 키트루다의 물질 특허는 2028년 한국을 시작으로 2029년 미국, 2031년 유럽에서의 만료될 예정이다.


현재 키트루다 특허 만료에 시점에 맞춰 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곳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키트루다 시밀러 ‘CT-P51’ 임상 3상에 진입, 2028년 7월 3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4월 키트루다 시밀러 ‘SB27’ 개발을 위해 다국적 1·3상을 병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4개 국가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16명을 모집해 SB27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유효성, 안전성 및 약동학 등을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사장도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현재 키트루다를 비롯해 블록버스터 의약품 7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추가로 개발 중”이라며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20종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합성 의약품 분야에서도 선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1월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항응고제 ‘릭시아나’의 물질 특허 만료를 앞두고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선제적으로 제네릭 허가를 획득했다.


2028년 만료 예정인 릭시아나 조성물 특허 관련해서는 보령, 한미약품, 종근당 등이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에서 승리하며 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BMS의 엘리퀴스와 포말리스트,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 등의 특허가 올해 만료된다”면서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 절벽이 다가오면서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경쟁도 보다 치열해 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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