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와 함께한 70년…진정한 '국민 배우' 안성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1.05 10:21  수정 2026.01.05 10:22

입원 6일만인 5일 오전 별세

발인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

국민 배우 안성기가 별세했다.


안성기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뉴시스

그는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었다.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19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을 이어오고 있었다.


고(故) 안성기는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에 출연하며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1959년 영화 '10대의 반항'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소년특별연기상을 받으며 국내 연기자 최초로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청소년기에는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성인이 된 이후 돌아와 1980년대 영화계를 이끌었다. 1980년 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을 시작으로, 임권택 감독의 '안개마을', 배창호 감독의 '적도의 꽃', '고래사냥', '황진이', '기쁜 우리 젊은 날', 곽지균 감독의 '겨울나그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었다.


1999년 이명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박중훈과 연기 호흡을 맞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큰 주목을 받으며 흥행 배우로도 거듭났다. 두 배우는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었다. 2006년 '라디오스타'에서 박중훈과 한 차례 더 호흡을 맞추며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타짜', '가문의 부활' 등과 비슷한 시기 개봉해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으나, '라디오스타'의 코믹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입소문을 타며 '천만 같은 100만'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이후에도 구설수 없는 꾸준한 활동으로 대중들과 탄탄한 신뢰를 쌓았다. '라디오스타'의 코믹함을 벗어던지고, 역사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기도 했다.


2000년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실화를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에 출연해 여운을 남기는가 하면, 또 다른 실화 소재 영화 '실미도'(2003)를 통해선 한국 영화 최초 1000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흥행과 의미를 모두 잡았다. 2007년 석궁 테러 사건을 조명한 실화극 '부러진 화살'를 통해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외에 영화 '신의 한수', '사자' 등 대규모 장르물에서 활약하는 등 작품의 장르와 규모, 캐릭터를 가리지 않은 안성기였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2021), '카시오페아'(2022), '한산: 용의 출현'(2022) 최근까지도 꾸준히 활동했다. 이렇듯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고 안성기는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에 걸쳐 주연상을 받은 유일한 배우가 됐다.


고인의 마지막 작품은 '노량: 죽음의 바다'(2003)로, 혈액암 투병 중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으며 후배 배우들에게 귀감이 됐다. 시상식과 영화제, 배창호 감독의 특별전 등 행사에도 참석해 관객들과 교감했다.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지내며 영화계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최근까지도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 단편영화를 제작 지원하며 영화인들을 위해 힘썼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된다. 유족으로는 아내 오소영 씨와 아들 다빈·필립 씨가 있다.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 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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