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수기 ‘돌 위에 피는 꽃’ 출간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이야기 통해 '응원' 전하고파
‘이제 만나러 갑니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탈북 방송인으로 익숙한 이순실이 작가로 돌아왔다.
탈북 수기 ‘돌 위에 피는 꽃’을 통해 북한에서의 생활과 탈북 과정,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풀어낸 것이다. 치열했던 생존 기록을 남기고 전하는 것을 넘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하고 싶었다.
ⓒ밀알출판사
‘돌 위에 피는 꽃’은 쥐들의 습격을 가족들과 함께 이겨내는 이순실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시작된다. “과거를 떠올리면 행복했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고 말한 이순실은 책임감 있게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 후 마주한 참혹한 현실까지 차근차근 풀어내며 독자들과 아픔을 나눈다.
참혹했던 현실 속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탈북을 결심하게 됐는지 등 그의 생존 과정이 눈앞에 보이는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는 ‘돌 위에 피는 꽃’은 이순실이 과거 처절했던 경험을 눈물로 풀어낸 것을 그대로 되살려 완성한 책이기 때문이다. “지금 썼으면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한 이순실의 말처럼, 이 책에는 그 당시 그의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기 와서 알았다. 내가 파라티푸스를 앓으며 기억력이 많이 감퇴했더라. 이를 알게 된 남편이 ‘잊기 전에 글을 남기라’고 조언을 해줘서 쓰게 됐다. 기억력이 감퇴했는데, 고생했던 기억은 왜 안 잊어버리는지 모르겠더라. 쓰기 시작하면서 기억을 되살리다 보니 영화처럼 쭉 이어지더라. 눈물을 막 흘리면서 쓴 글이다. 틀린 글자도, 맞지 않은 문장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기 기록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책으로 내면서 오타, 문맥을 고쳤지만 그때의 그 감정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지도 20년이 흐른 지금은 담담하게 과거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탈북 과정에서 인신매매단에 의해 잃은 딸을 떠올릴 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남편이 이 책을 보고 나서 그런 말을 했다. ‘이 책을 본 딸이 ‘엄마’ 하며 달려왔으면 좋겠다’라고. 나는 ‘생각지도 않은 말’이라고 했다. 그냥 딸이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냥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밀알출판사
이는 이순실이 방송 활동을 하며 탈북 과정에 대해 전하고, 다시금 책을 통해 이를 상세하게 풀어낸 이유이기도 했다. 처절하고, 치열했던 그 과정을 통해 ‘이런 나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처음에는 남한 사회가 어떤지도 모르고 왔다. 정말 살아남기 위해 그 악전고투를 한 것이다. 와서 보니 ‘이 천국 같은 곳에서 얼마든지 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그 고생 끝에 이렇게 살고 있으니, 보는 이들도 힘을 내기를 바란다는 응원을 전하고 싶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열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마침내 자유라는 이름의 꽃을 피웠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된 이후의 삶도 치열했던 것이다.
지금도 ‘탈북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순실은 ‘쓰러지기 전까지는 달리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식당 운영을 하고, 음식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쉴 틈 없이 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순실은 “이 인터뷰 이후에도 사업 관련 미팅이 있다”라며 바쁜 일상을 전하면서 “조금 하다가 그만둬서는 안 된다”라고 ‘끝까지 부딪히라’는 정신을 강조했다.
“지금 이곳에서는 노력하면, 계속 무엇인가를 할 수 있지 않나. 그것도 감사한 일이다. 비바람에 꽃들이 다 쓰러진 꽃밭을 보는데, 쓰러져서도 꽃이 활짝 웃고 있더라. 나도 쓰러지기 전까지는 웃으면서 예쁘게 살고 싶다. 예쁘게 산다는 건, 내게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을 향해서만 달려 나가는 것은 아니다. 주변과 함께 ‘나누며’ 이순실의 ‘우물’을 채워나가고 있다. 그는 어려운 이들을 위한 후원은 물론, 육군사관학교에서 봉사하고 군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등 ‘나눠서 더 채워지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도 ‘끝까지 부딪히라’는 것처럼, 그만이 가진 소신이었다.
“아버지도 군인이셨고, 나도 군인이었다. 군인의 피가 흐른다. 그리고 내가 누리는 지금의 자유를 위해선 군인이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면서도 “물은 고여 있으면 썩는다. 물에서 냄새도 나고 그렇다. 그런데 계속 퍼내면 맑은 물이 고인다”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