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증시에 단기 자금처 ‘주목’…CMA 잔고 100조원 코앞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12.21 08:42  수정 2025.12.21 08:42

이달 18일 기준 99조7923억…역대 최대 규모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수익률 연 최고 2.5%

상단 제한 코스피에 투자자 ‘관망 모드’ 돌입

증시 방향성 부재 시 대안처…산타 랠리는 변수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 자금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몰리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증시의 상단이 제한된 가운데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CMA에 몰리면서 단기간 자금을 맡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CMA 잔고는 99조7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6월 30일 이후 최대 규모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금을 받아 기업어음(CP),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계좌다. 이에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손실 방어에 용이하고, 계좌 내 주식 매수가 가능해 편의성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이때 대표적인 원금보장 상품은 은행 예금과의 차이점이 부각된다. 은행 예금의 경우 중도해지 시 약정된 금리를 받지 못하고, 우대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건이 비교적 까다롭다.


이와 달리 CMA는 쉽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계좌만 개설하면 누구나 최고 금리를 누릴 수 있는데, 국내 증권사의 CMA 수익률은 최고 연 1.75~2.5% 수준이다.


CMA에 자금이 몰린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의 박스권 횡보가 거론된다.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팔자’ 기조와 기술주 중심의 국장 이탈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자 ‘관망 모드’에 돌입한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CMA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 관련기사 보기
올해 증시 30일까지…내년 첫 개장 시간은?
‘꽃길’ 증시에 타오르는 투심…‘투자경고’ 속출 속 향방은
IMA 승부처는 위험관리?…한투 '김성환號 성과주의' 기대와 우려
금감원, 고환율에 증권사 압박 강화…"위법·부당행위 발견시 해외주식 영업중단"


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제한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 단기 자금이 CMA로 향해 사상 처음으로 CMA 잔고가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인 파킹형 상품인 CMA가 예측 불가한 증시 국면에서 수익률은 물론 부담까지 덜어줄 수 있는 대안”이라며 “유동성과 안정성을 모두 챙길 수 있어 투자자들이 자금을 보관하기에 적합한 투자처”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CMA가 증시 대기성 자금인 만큼, 국내 증시가 강세를 굳힐 경우 유입된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말 ‘산타 랠리(크리스마스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자산시장으로 투입되는 유동성이 강한 주가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내년에도 높다”며 “경기 반등에 대한 가능성은 낮지만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