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브리핑①>조사 순조롭게 진행되는듯 "할말 다하고 있어"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에 응한 30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아직까지 행사하지 않은 채 자신의 주장은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대검찰청 별관에 임시로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으며, 말씀도 잘하시고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하고 있고, 자기 주장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기획관은 “전직 대통령께서 조사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을 방문한 데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안의 실체를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사건처리에 있어 법과 원칙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혐의를 두는 것은 크게 2가지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100만 달러와 박 회장이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송금한 600만 달러에 대한 의혹이다.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을 빼돌리는 과정을 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포함된다.
홍 기획관은 “조사는 우병우 중수1과장이 전체 조사를 총괄하고 100만 달러, 500만 달러, 12억5000만원과 직무관련성 등 혐의별로 수사검사 3명이 1명씩 순서대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변호인 측은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이 돌아가며 변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 기획관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할 것이고, 피의자로서의 권리도 보장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은 ‘대통령님’으로 하고 있고, 노 전 대통령은 수사검사에게 ‘검사님’이라 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 과장이 ‘상의를 벗고 편안히 조사에 응하시라’고 제안해 수사팀과 노 전 대통령, 문재인 변호사 등이 모두 상의를 벗고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와 권한 등 직무관련성 부분이 이뤄지고 있으며, △100만 달러 △500만 달러 △12억5천만원 등 기타 사항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이 별도로 준비한 자료는 없다”면서 “(박 회장과의 대질 가능성은) 아직은 단정할 수 없고 노 전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수사팀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의 대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질이 반드시 의사 대립의 경우에만 있는 건 아니며, 진술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기보다는 기억을 확인시켜주는 차원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노 전 대통령에게 동의여부를 묻진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은 오후 2시부터 대검찰청에 소환된 상태다.
홍 기획관은 “몇몇 언론에서 ‘검찰과 노 전 대통령의 진실게임’ 등과 같이 표현하는데, 이번 조사는 판단과정의 수사 차원이라 노 전 대통령과 논쟁할 필요는 없고 증거에 따라 판단할 뿐”이라며 “조사내용은 언론에 나온 3가지가 모두이고 새로운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오후 1시20분경 대검찰청사에 도착해 허영 대검 사무국장의 안내로 7층 중수부장실을 찾아 10분간 이인규 중수부장 및 홍 기획관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졌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미지근한 우전녹차가 제공됐다.
검찰과 마주한 장시간 버스 탑승으로 노 전 대통령은 다소 지친기색이 역력했으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착잡한 표정도 짓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장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며 “국민들이 이 수사를 지켜보고 있고, 조사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고 소환조사의 불가피성과 협조를 부탁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 면목이 없다’는 요지의 말을 짧게 한 뒤 “검찰의 사명감과 정의감은 잘 이해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다르니 조사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1120호 특별 조사실로 안내됐다. 노 전 대통령은 주임검사인 우병우 대검 중수1과장과 조사실 한 켠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짤막한 담소를 나누며 담배를 한 대 태웠다.
노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45분부터 우병우 과장과 김형욱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으며 문 전 비서실장이 배석해 진술을 조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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