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고환율·AI 버블론에도 투심 회복…저가 매수 유입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12.20 14:30  수정 2025.12.20 16:06

지난주 대비 2배 이상 증가

국내 증시가 고환율, 인공지능(AI) 버블론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 장세를 보인 가운데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세가 일부 회복됐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고환율과 인공지능(AI) 버블론의 영향을 받아 변동성 장세를 보인 가운데 한동안 위축됐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세가 다소 회복됐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15~18일 미국 주식을 약 4억6890만 달러(약 6940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전일(19일) 수치를 제외해도 지난주(8~12일·2억2828만 달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미국ICE 반도체 지수를 정방향 3배 추종하는 ETF)’로, 6억1907만 달러 순매수해 2위인 브로드컴(1억195만 달러)과 격차가 컸다.


앞서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말 환율이 1470원대에 접어드는 등 고환율 여파로 미국 주식 순매수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AI 기술주에 거품이 낀 게 아니냐는 시장 불안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이번주 미국 증시가 현지 고용·소비지표 둔화와 ‘오라클 쇼크’ 등에 의해 약세를 보이면서 저가 매수가 일부 유입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시장 우려를 덜어주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금리 인하 기대를 소폭 높여준 점 등이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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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2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 부담이 지속되던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쏠림 현상을 꼽으며 강경 기조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해외주식 영업에 문제가 발견되면 현장검사로 즉시 전환해 영업 중단 등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 중단을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단기간 내 유의미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현재 환율 수준을 ‘뉴노멀(NewNormal·새로운 기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다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부담스러운 가격에 사지 않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사려는 심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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