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전략적 밀착' 극대화 주목…비핵화는 또 빠졌다

북 "완전한 견해 일치"…중 "호흡 맞추기 강화"

시진핑 방북 가능성 관건, 한반도 무게추 어디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28일 베이징 낚시터(댜오위타이·釣魚臺)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이 베이징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밀착'을 극대화할지 주목된다. 다만 양국의 보도에서 온도 차가 감지되면서 신뢰 회복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상 최선희동지가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장 왕의동지와 회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 외무상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전날 "국제 및 지역문제와 관련한 깊이 있는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완전한 견해 일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전날 왕 부장이 "조선(북한)과 함께 국제·지역 사무에서 협조와 호흡 맞추기(配合)를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북중 양측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제를 논의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핵화 문제는 빠졌다.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비핵화 문제는 이달 초 북·중 정상회담 때와 같은 흐름인 모양새다.

결국 양국이 과거의 소원했던 관계를 뒤로 하고, 핵심 지역 및 국제 정세 현안을 놓고 더욱 긴밀히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대미 전략이나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 그리고 동북아 안보 현안 역시 비공개로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중정상회담 이후 최우선적으로 외교관계 회복을 위한 회담으로 이후 경제, 사회문화 분야의 고위급 교류 및 후속회담 예상된다"면서 "북한의 대미정책과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북중간 협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은 "조선이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지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주변국인 대만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지지를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왕 부장은 "모든 형식의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며 미국을 사실상 겨냥했다. 이에 최 외무상도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하겠다고 화답했으나 북한 보도에서는 해당 부분이 생략됐다.

이번 회담이 북·중 관계 복원 신호탄인 동시에 북·미 대화 재개의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시 주석은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도 조율 중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한은 11년 만으로,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본격 개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관건은 시 주석이 APEC 참석에 앞서 북한을 먼저 찾을지 여부다. 내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참석 가능성도 나온다. 그럴 경우 한국보다 북한을 우선하는 행보로, 중국의 무게추가 북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불가피하다.

한편 오는 30일까지 중국에 머무는 최 외무상이 시 주석을 예방할지도 주목된다. 외국 외무장관을 직접 접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시 주석은 2018년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을 만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