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국 밖서 만든 영화에 관세 100% 부과” [트럼프 스트레스]

“우리 영화산업, 다른 나라에 도둑 맞아”

수입 가구 등에도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밖에서 제작된 영화에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영화에 대한 관세가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지사를 정조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의 영화 제작 사업이 다른 나라들에게 마치 '아기한테서 사탕을 빼앗듯'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약하고 무능한 주지사를 둔 캘리포니아주가 특히 세게 타격을 입었다”며 “난 이 오래되고 끝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밖에서 만든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민자 단속과 대학 반유대주의 정책 등 현안마다 자신과 갈등을 빚어온 뉴섬 주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민주당 차기 유력 대선 후보군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미국 밖에서 만든 영화’의 기준과 관세 부과 일정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영화 업계를 겨냥한 관세 폭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에도 한 차례 꺼냈던 카드다. 그는 당시 “다른 나라들은 미국 영화 제작사와 스튜디오들을 미국에서 끌어내기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외국산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관세가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계획을 철회했다.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 유니버설 픽처스 등 주요 영화 제작사들은 각국 정부의 세액 공제 등 혜택을 노리고 수년 동안 해외 촬영 비중을 늘려왔다. 미국 내 인건비 상승도 영화제작사들의 해외 촬영을 부추겨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 2의 할리우드’로 불린 조지아주에서 제작비 상승 여파로 영화와 TV프로그램 촬영 편수가 412편(2022회계연도)에서 245편(2025회계연도)으로 크게 줄었다. 디즈니 산하 마블 스튜디오도 지난 여름 개봉한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을 시작으로 대부분 차기작을 영국에서 촬영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가구에 대한 관세도 예고했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가구산업을 언급하며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가구사업을 완전히 빼앗긴 노스캐롤라이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에서 가구를 제작하지 않는 모든 국가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세부사항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부연했다.

미국 대선의 경합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는 목재 자원을 기반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 가구 생산 지역이었으나, 중국 등 저임금 국가의 수입품에 밀려 쇠락한 바 있다.

그는 앞서 25일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수입 의약품과 가구, 대형 트럭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부엌 수납장과 욕실 세면대와 관련 상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소파나 의자 등 가구류엔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