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과 소멸의 갈림길에서…'지역을 살리는 아름다운 선택-고향납세와 고향사랑기부' [신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9.29 16:11  수정 2025.09.29 16:11

팽창과 소멸. 두 단어가 우리 국토를 가로지른다. 수도권은 끝없이 불어나고, 작은 마을은 기억에서조차 지워진다. 사람과 돈, 세금까지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지방의 삶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 현실에서 ‘지역을 살린다’는 말은 과연 어떻게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신간 지역을 살리는 '아름다운 선택 – 고향납세와 고향사랑기부'는 이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일본에서 시행 중인 ‘고향납세제’와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를 비교·분석하며, 제도가 단순히 재정의 흐름을 바꾸는 장치를 넘어 시민이 선택하고 행정이 응답하는 사회적 실험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특히 제도의 핵심이 ‘돈’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새로운 돈의 흐름 없이는 지역이 살아날 수 없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의 배경에 있는 시민의 마음과 그 마음을 지역의 미래로 번역해내는 행정과 공동체의 상상력이다. 그때 비로소 이 제도는 ‘세금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를 짓는 방식’으로 변모한다.


책은 일본과 한국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도의 가능성과 한계를 균형 있게 짚는다. 답례품 경쟁이나 지역 간 불균형 문제 같은 현실적인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실험의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낸다.


이 책은 행정가와 정책 담당자에게는 제도 작동 원리를 점검하는 지침서이자 정책 실현의 영감을, 기업과 공익 재단에는 새로운 사회적 협력 모델을, 시민과 지역 활동가에게는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실험의 감각을 일깨운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지역의 미래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다. 선택하는 시민, 응답하는 행정, 혁신을 더하는 민간이 함께 호흡할 때 비로소 가능성이 열린다. 지역을 살리는 아름다운 선택은 그 길을 향한 가장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문진수 / 월간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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