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아파트 거래량 회복…추석 전 ‘추가 규제’ 나올까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09.26 07:00  수정 2025.09.26 07:00

성동·마포·광진 등 일대 지역 매수세 ‘우르르’

거래량 뛰니 집값도 ‘쑥’…신고가 거래도 잇따라

토허제 확대·대출규제 강화 등 추가 규제 가능성

ⓒ뉴시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움츠러들었던 매수 심리가 서울 ‘한강벨트’를 따라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집값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통상 가을 이사철과 맞물린 추석 연휴가 연말 부동산 시장 흐름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통하는 만큼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추가 규제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인 25일 기준 8월 아파트 거래량은 4116건으로 한 달 전보다 4.3% 늘었다.


6·27 대출규제 영향으로 7월 거래량은 3947건으로 4000건을 밑돌았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양천구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전월 대비 거래량이 확대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성동구(102→207건)로 한 달 전보다 102.9% 증가했다. 이어 강동구(191→324건)가 69.6% 늘어났고, 성북구(197→331건·68.0%), 중구(37→55건·48.6%), 마포구(121→178건·47.1%), 동작구(136→189건·39.0%), 광진구(69→90건·30.4%) 등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강벨트 라인에 위치한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거래가 늘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대출규제 약발 하락에 공급대책 실망감 작용
추석 이후 집값 상승세 본격화 전망도
정부 추가 규제 내놔도 효과 ‘일시적·제한적’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성동구 아파트 값은 일주일 전 대비 0.59% 상승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월 마지막주 0.19%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0.40%포인트(p)나 뛰었다.


같은 기준 강동구(0.31%)·마포구(0.43%)·동작구(0.20%)·광진구(0.35%) 모두 일주일 전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이들 지역은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0.19%)을 웃돈다.


신고가 거래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성동구 행당동 소재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 14일 25억3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이달 2일 24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광진구 광장동 ‘현대파크빌’ 전용 84㎡도 지난 19일 20억45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정부는 집값을 잡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 일환으로 9·7 주택공급 대책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권한을 부여하겠단 내용도 담았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비롯한 인접지까지 토허제 확대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규제 전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추석 연휴 직후부터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연휴 전 규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단 관측이다. 토허제 확대 지정 및 추가 대출 규제 등이 거론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분위기를 미뤄보면 추석 이후 서울 집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수치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이미 시장은 더 난리가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장에선 부작용이 있든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테니 추석 전 규제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를 때릴 때마다 시장에선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답이 확고해지니 결국 문재인 정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성동구 등 일대 지역은 지방에서도 집중적으로 매수세가 몰려드는 분위기”라며 “추가 규제를 내놓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추석 이후 집값이 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거라 서두르려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학습 효과가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떤 규제가 나오더라도 효과가 3개월을 넘기긴 힘들 것”이라며 “시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심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