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에서 저가커피까지”…프랜차이즈 창업 트렌드 5년사 살펴보니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9.18 07:24  수정 2025.09.18 07:24

25일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 개최

서울시 분석, 최근 5년 외식업 생존율 39.2%

경제 상황·사회문화 반영한 창업 인기 업종 부상

“사전 준비·현실적 전략 없인 생존 어려워”

지난 5월 서울 강서구 마곡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제78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5가 열리고 있다.ⓒ뉴시스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59회 IFS 프랜차이즈 창업·산업 박람회’를 앞두고,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 트렌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업 트렌드는 단순한 ‘먹거리 유행’이 아니라 경제 상황, 사회 문화, 소비 심리가 집약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시 생활밀접업종 전체의 5년 생존율은 약 50%에 달한다. 하지만 외식업종의 경우 5년 생존율이 39.2%로 더 낮았고, 평균 영업 기간 역시 전체 평균 3.4년에 비해 2.8년에 그쳤다.


결국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실적인 사업 전략 없이는 외식업의 장기 운영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퇴직 후 생계 대안으로 외식업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외식업이 다른 업종보다 생존 경쟁이 치열하고 장기 운영이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외식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생존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단순한 유행만 좇는 창업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따라서 최근 창업 트렌드가 어떤 사회·경제적 요인을 집약하고 있는지, 또 어떤 흐름을 타며 성공을 거뒀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IFS 프랜차이즈 창업·산업 박람회'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외식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은 꾸준히 팽창해왔다. 편의점·치킨·피자처럼 생활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고, 2010년대 들어서는 카페와 디저트 프랜차이즈가 급격히 늘어나며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는 배달 친화적이고 간편한 메뉴가 각광 받았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마라탕이다. 마라탕은 2019년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급부상했고, 코로나19 시기 배달·포장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2020년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인기 요인은 다양하다. 당시 자신이 고른 재료를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방식과 얼얼한 맛은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가격을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는 합리성 등이 인기에 불을 지피면서 전국 곳곳에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 받았다.


이어 2021년에는 코로나 장기화로 ‘집밥 열풍’이 불면서 무인 밀키트 매장이 급증했다. 24시간 운영 가능한 무인 점포 구조가 인건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이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소비자들도 간편하게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22년에는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가성비’ 소비가 프랜차이즈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2000원대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급속히 매장을 늘리며 시장을 장악했다.


“굳이 비싼 커피를 마실 필요가 있나”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는 저가 브랜드로 몰렸고, 창업자들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보고 대거 뛰어들었다. 기존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들은 차별화를 위해 공간·경험·브랜드 스토리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야 했다.


2023년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가 외식 창업 시장을 주도했다.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의 가성비 선호가 뚜렷해지자 “저렴해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저가커피는 창업 문의와 매출 모두에서 호황을 누렸다. 다만 수익성 확보와 차별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같은 시기 ‘탕후루’가 길거리 디저트 트렌드로 새롭게 급부상했다. 과일에 설탕을 입힌 단순한 조리법, 번쩍이는 비주얼 덕분에 SNS 인증 문화와 맞물려 단기간에 창업 열풍을 불러왔다. 인스타그램·틱톡 같은 SNS 인증 문화를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다만 비교적 적은 투자비와 간단한 운영 구조 덕분에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과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전국 주요 상권마다 탕후루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유행성 아이템'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디저트 창업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2023년 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가맹 확산은 지난해 이뤄졌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과일·곡물·초콜릿 등을 얹는 토핑 선택형 구조가 소비자들의 취향 소비를 자극했고, SNS 인증 문화와 결합해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올 하반기 키워드는 고물가 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가성비’와 ‘1인 가구’를 겨냥한 창업이 각광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소규모 점포·간편식·혼밥 전문점처럼 초기 투자 부담은 낮추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업종이 유망 아이템으로 꼽히며, 창업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 기준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약 804만명으로 전체 가구의 약 36%를 차지할 만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를 거치며 위생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데다, 효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랜차이즈 협회 관계자는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는 소비 심리 위축과 각종 비용 증가로 수익이 크게 감소해 폐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최근 정부가 다양한 소비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시장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불안한 만큼 최신 유행 아이템이나 파격적인 창업 혜택을 좇는 것은 최대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성공 가능성도 있지만 지속 가능성 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창업 상담과 온라인 정보수집을 거쳐 정보공개서와 같은 창업정보들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또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의 역할이 브랜드 관리와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같은 아이템이라면 되도록 검증된 가맹본부를 고르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향후 시장 전망과 법 제도도 부지런히 습득하여 자신의 자금사정과 성향에 맞는 창업을 최우선으로 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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