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천원의 아침밥·점심 20%↓…취약 지역 근로자 복지·지역경제 활력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9.16 09:59  수정 2025.09.16 10:03

대학생 아침밥 성과, 직장인까지 확대

인구감소지역·지방 산단 근로자 대상

복지 격차 완화·외식업·농산물 활력


구내식당 전경. ⓒ뉴시스

#. 경기도 화성 산업단지 내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심모 씨(31)는 회사에 구내식당이 없어 점심마다 차를 타고 외부 식당을 찾아야 한다. 가까운 곳은 5분, 멀면 10분이 걸리지만 걸어서 가기엔 30분 이상 소요돼 늘 자동차를 이용한다. 인근에 지정된 기사식당이 있긴 하지만, 가끔은 점심시간을 아끼기 위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빵을 사와 사무실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때도 있다. 심모 씨는 “점심도 이렇게 불편한데 아침은 엄두도 못 낸다”며 “만약 산단 근로자 천원의 아침밥이 시행된다면 체감도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취약 지역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끼 식사 지원에 나선다. 산단 근로자에게는 ‘천원의 아침밥’을,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점심 외식비 20%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근로자 건강과 생활비 부담 완화는 물론 지역 외식업과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까지 노리는 정책이다.


점심 20% 할인·천원의 아침밥…두 갈래 시범사업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직장인 든든한 한 끼’ 사업은 단순히 밥값을 보조하는 차원을 넘어, 인구감소지역과 지방 산업단지 같은 취약 지역의 생활 인프라를 보완하고 외식업·농산물 소비를 활성화하는 지역 대책의 성격을 띤다.


이번 시범사업은 크게 두 갈래로 추진된다.


‘직장인 든든한 점심밥’은 정부·지자체·기업이 함께 부담해 근로자의 점심 외식비 20%를 할인해 주며, 1인당 월 최대 4만 원까지 지원한다. 기업은 카드사 제휴 할인이나 디지털 식권 등을 활용해 참여할 수 있다.


‘산단 근로자 천원의 아침밥’은 근로자가 1000원을 내면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나머지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인구감소지역 근로자뿐 아니라 지방 산업단지 중소기업 근로자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산단 근로자 천원의 아침밥 사업의 출발점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천원의 아침밥’이다. 2017년 시작된 대학생 아침밥 사업은 만족도 95점 이상을 기록하며 안착했고, 직장인에게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30~40대 직장인의 아침 결식률은 40%에 달하고, 점심을 편의점이나 마트 간편식으로 해결하는 비율도 30%에 이른다.


특히 지방 산업단지 중소기업의 경우 구내식당조차 없는 곳이 많아 근로자들이 컵라면이나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우는 일이 흔하다. 이러한 환경은 근로자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정주 여건을 떨어뜨려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주변 외식업과 농산물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는 모습. ⓒ뉴시스
취약 지역 근로자 한 끼 지원…지역 외식업·농산물 소비까지 기대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근로자 건강을 챙기고 외식업 매출과 국산 농산물 소비를 늘리는 간접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근로자는 생활비 절감과 식사 여건 개선을 체감할 수 있고, 중소기업은 복지 격차를 줄여 인력 유인과 유지에 도움이 된다. 지역 외식업체도 안정적 수요 증가를 통해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구감소지역과 지방 산업단지의 정주 여건이 개선돼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다만 일각에선 세금으로 직장인 밥값을 지원하는 것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모든 직장인이 아닌, 식당 접근성이 낮은 산단 근로자와 구내식당 운영이 어려운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 먹거리 지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외식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는 연간 지원 규모가 5만4000명 수준, 전체 중소기업 근로자의 0.6%에 불과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해 점심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외식업체가 가격을 올리지 않도록 지도·권고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아침·점심을 거르거나 간편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아 개인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 외식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인구감소지역과 지방 산단 중소기업은 여건이 더욱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정부·지자체가 힘을 모아 직장인들에게 제대로 된 한 끼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농산물 소비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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