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문관 론칭…'플리기'와 연동해 항공권·숙박 등 예약
업계 "거대 자본 앞세워 공격 마케팅 우려…규제 역차별도"
알리익스프레스 여행 전문관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신선식품·패션·뷰티를 넘어 국내 온라인여행사(OTA)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립닷컴에 이어 알리까지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C커머스)이 여행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C커머스 업체들이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할인 프로모션에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규제에서도 빗겨나 있어 국내 시장 파급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여행 전문관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을 정식 론칭해 운영 중이다.
‘해외여행, 알리트래블 하나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손쉬운 예약과 파격적인 혜택으로 여행 경험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은 알리바바그룹 계열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플리기’와 연동해 150만개 이상의 글로벌 호텔 및 2만5000개 이상의 직항 항공편, 8000곳 이상의 관광지 및 테마파크 입장권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다.
한국 고객을 위해 한국어 고객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예약, 결제, 취소 등을 위한 실시간 상담도 지원한다.
알리는 앞으로 더 많은 국가, 다양한 테마 여행 상품, 혜택을 통해 글로벌 여행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알리가 여행 사업에 뛰어든 것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 여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우리 정부도 올 3분기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함에 따라 향후 관련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여행업계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면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이어져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여행 관련 인프라·서비스 범위가 확대되고 알리바바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꾀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다시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에만 규제가 적용돼 C커머스 등 해외 플랫폼은 반사이익을 얻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반 플랫폼에서 여행관을 론칭하는 건 굉장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분명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판매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발생한 셈”이라며 “다만 중국 플랫폼이 판매하는 상품에 따라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비즈니스 기회가 있는지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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