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보수진영' 상징 붉은색 섞인 넥타이
'어대명' 기류 속, 마지막까지 무난한 토론회
이재명 "정치보복 하면 안 된다는 것 명확"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최종 선출을 앞두고 25일 마지막 TV토론회가 열렸다.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 기류 속에서 이재명·김경수·김동연 경선 후보는 마지막까지 의견 대립 없이 무난하게 토론회를 마쳤다.
국민의힘 4명의 대선 경선후보가 치열하게 '난타전 토론'을 하고 있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싱거운 토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캠프는 "생산적인 정책 토론을 이어갔다"고 자평했다.
이재명 후보는 넥타이에서부터 자신감이 드러났다. 김경수·김동연 후보가 민주당 세 번의 토론에서 진보 진영 상징색인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한 것과 달리, 이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에서 보수 진영 상징색인 붉은색과 짙은 남색이 섞인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다.
최근 우클릭 행보를 하고 있는 이 후보가 의도적으로 붉은색이 들어간 넥타이를 보여주며, 보수에서 진보까지 진영의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하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MBC TV토론에서도 붉은색 물방울 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오마이뉴스 TV토론에선 중도층을 겨냥한 회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바 있다.
이날 TV 토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이 후보의 정치보복 관련 발언이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정치 보복을 하면 안 되는 게 명확한데 실제로 (할 것이라는) 의심이 많다"며 "아무리 (정치보복을 않겠다고) 약속해도 이해하지 않더라"고 했다.
이어 "많이 당했으니 똑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데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나는 누굴 괴롭힐 때 별로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후보를 향해 "의심을 계속하는 데 혹시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내란 세력에 대한 처벌은 정치 보복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정치 보복과 내란 세력에 대한 법적 처벌은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내란 세력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게 마치 정치 보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친문계인 김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정치 보복이란 건 보복할 거리를 어떻게든 찾아내 만들어서 괴롭히는 것"이라며 "바로 어제만 해도 문재인 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았느냐. 야당 탄압이 대표적인 정치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주도권토론 8분 중 7분 가량을 김경수 후보와만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세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토대로 하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 로 주장했다.
세 후보가 꿈꾸는 대통령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날 TV토론 포문은 "나는 ○○ 대통령 될 것"이라는 질문으로 열었다.
이 후보는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국민이 행복하게 살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경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력을 분산 말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인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나는 꼭 메가시티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발전 전략인 5대 권역별 메가시티를 반드시 추진하겠다"며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5대 권역별 메가시티가 새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나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지냈고, 2017년 대통령 탄핵 후 초대 부총리를 지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세 번 마주했다.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환율 협상 등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되면 누굴 가장 먼저 만나겠냐'는 질문엔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여야 대표를 가능한 많이, 빨리 만나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경기) 수원의 생선구이집 사장님, (충북) 청주의 우동집 사장님 등 '에스엔에스(SNS) 구조 지도' 사장님들을 가장 먼저 만나겠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3기 민주 정부를 이끈 세 분의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했다. 김 후보가 지칭한 세 명의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故(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어디를 찾을지'에 대한 질문에 김동연 후보는 "세종시 대통령 제2집무실을 가장 먼저 찾겠다"며 "나는 대통령이 되면 그 다음날 바로 세종에서 집무를 시작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 후보는 "민생 현장을 갈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광주에 대한민국 전체가 빚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 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캠프들은 이날 마지막 토론회에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이재명 캠프 강유정 대변인은 토론회 종료 후 결과 브리핑을 통해 "3차 경선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 경제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생산적인 정책토론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주도하고 정치보복 금지와 탕평인사를 통한 통합의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했다.
김경수 캠프 김명섭 대변인도 "오늘로써 3차례의 TV토론이 모두 마무리됐다"며 "김 후보는 3번의 TV토론에서 정책주도권과 정책경험, 태도와 소통능력 등 모든 면에서 후보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5대 권역별 메가시티 추진을 통한 대한민국의 성장축 다변화를 꾸준히 강조하며 두 후보의 적극적 동의를 이끌어냈다"며 "그 외에도 국가투자시대, 용산대통령실 이전, 절대빈곤제로정책 등을 통해 이번 경선이 정책과 비전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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