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김하늘·이보영, 미스터리 스릴러로 복귀
배우 김남주가 ‘원더풀 월드’로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데 이어, 김하늘은 ‘멱살 한번 잡힙시다’로 오랜만에 KBS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여기에 JTBC 드라마 ‘하이드’의 이보영까지. 베테랑 여배우들이 나란히 ‘스릴러’ 장르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가장 먼저 출격한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의 이야기로 초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출소한 은수현이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권선율(차은우 분)과 엮이면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한편,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가 점차 베일을 벗으며 긴장감을 조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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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두 건의 살인사건을 목격한 기자 서정원(김하늘 분)과 해당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김태헌(연우진 분), 그리고 수상한 태도를 보이는 정원의 남편 설우재(장승조 분)가 얽히며 본격적인 서사를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출격한 ‘하이드’는 다정한 남편이자 로펌 대표 차성재(이무생 분)가 사망하고, 이후 몰랐던 남편의 비밀들에 하나씩 다가가는 나문영(이보영 분)의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이렇듯 톱배우들이 오랜만에 복귀해 묵직한 전개를 선보이게 되면서, 안방극장에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원더풀 월드’는 5%대의 시청률로 출발해 5회에서 9.9%를 기록했지만, 답답한 전개로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6%대로 다시 하락했다. KBS 월화극 부진을 끊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완성도 높은 전개로 호평을 받으며 안방극장에 ‘여성 서사’의 인기를 몰고 온 ‘여성 스릴러’의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하게 된 것에 특히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2021년 tvN 드라마 ‘마인’이 깜짝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이 입증됐었다. 이 드라마는 ‘효원가(家)’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하며 스릴러의 문법을 따라가는 한편,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연대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었다.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로, 장르는 익숙했지만 ‘마인’만의 확고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었다.
이후 다양한 여성 스릴러들이 이어졌다.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이영애 분)의 추적극을 유쾌하면서도, 개성 넘치게 담아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구경이’는 시청률은 2%대로 낮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넷플릭스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바 있다.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마당이 있는 집’ 또한 ENA에서 방송되며 인지도 낮은 채널의 한계를 마주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여성들이 연대하며 틀을 깨부수는 과정은 ‘의미’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여성들이 정치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넷플릭스 ‘퀸 메이커’까지. 긍정적인 사례들이 이어지며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는 장르물의 가능성이 한층 넓어졌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베테랑 여배우들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으며 제작이 될 만큼 ‘대세’ 장르가 된 여성 스릴러지만, 앞선 세 작품 모두 내용 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절절함으로 문을 연 뒤, 남편의 불륜으로 좌절하는 ‘원더풀 월드’의 은수현은 물론, ‘멱살 한번 잡힙시다’ 또한 남편의 불륜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긴장감 조성을 시도했다. ‘하이드’ 속 나문영의 남편이 숨긴 비밀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믿었던 남편의 배신이 전개의 동력이 되는 흐름은 더이상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톱배우들의 무게감을 바탕으로, 모성애를 강조하고, 남편의 내연녀를 둘러싼 진실로 갈등을 고조하며 TV 드라마의 익숙한 클리셰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는 있다. 그러나 신선한 작품들이 연 가능성을 뻔하게 활용한 세 작품들이 결국 의미는 물론, 대중성도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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