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만 해선 안 돼”…미래먹거리 발굴 총력 [건설사 악전고투③]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4.02.28 07:05  수정 2024.02.28 07:05

고금리·공사비 급등…주택사업 수익성 ‘추락’

해외시장 진출 및 신사업 역량 강화 몰두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미래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뉴시스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미래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 수주 곳간을 채우거나 다양한 신사업 추진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기도 한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14억7076만달러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6억6093만달러 대비 122.5% 확대됐다. 총 42개국에서 98개사가 64건의 수주고를 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으로 분류되는 중동(6억4114만달러)이 43.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유럽(3억1274만달러·21.3%), 아시아(2억9738만달러·20.2%)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굵직한 프로젝트로는 SGC이테크건설이 수주한 사우디 SPEC 에틸렌·프로필렌 생산설비 증설공사(5억287만달러), 중원ENG의 미국 LGES-혼다 JV 배터리 공장 산업설비 프로젝트(9600만달러), LS일렉트릭의 영국 위도우 힐 에너지 저장 시스템 EPC(7835만달러) 등이 꼽힌다.


건설업계가 연초부터 해외시장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이어가는 데는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 분위기가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그간 건설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익성을 꾀하기 힘들어졌다.


연초부터 해외수주 낭보…올해 해외진출 활발 전망
건설업 탈피,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영역 확장
“시장 불확실성 여전…신성장동력 확보 중요”


올해부터 사우디 네옴시티,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 등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400억달러로 설정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333억달러) 대비 67억달러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는 해외도시개발 사업 진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진출해 리스크를 낮추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단 방침이다.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 추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1조원 넘는 42개 건설사 가운데 지난해 신규사업을 개시한 곳은 8개사(24건)에 이른다. 스마트건설, 신재생에너지, 폐기물·수처리 사업 등이 주를 이뤘다.


삼성물산은 올해 18조원의 수주실적을 전망했다. 이 중 2조4000억원은 신사업을 통해 벌어들인단 계획이다. 특히 그린수소·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주한 오만의 ‘살랄라 H2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를 비롯해 태양광 발전을 활용한 ‘경북 김천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등을 추진하며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비롯해 수소·CCUS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에너지 전환 사업 등 신사업 부문에 투자한단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육·해상 풍력발전, 연료전지발전 등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개발해 중장기 수익원으로 삼겠단 복안이다.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시행·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서의 역량도 키운단 목표다.


사명에서 ‘건설’을 떼고 이미지 변신에 나서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E&A’로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환경부문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함이다. 기존 전문분야인 엔지니어링 사업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신규사업 추진을 통해 안정적인 미래먹거리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보다 앞서 사명을 바꾼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 재활용, 포스코이앤씨는 저탄소 철강, 수소 등, DL이앤씨는 SMR·CCUS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주된 수주 먹거리였던 건설사업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만큼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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