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인데…6살 딸 둔 30대女, 母 눈 앞에서 전 남친에 살해됐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3.09.19 14:25  수정 2023.09.19 14:31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에도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을 처벌해달라는 탄원서가 4만 건 넘게 모였다.


ⓒSNS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과 유족은 19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30)의 첫 재판에서 탄원서 4만4000건을 제출하면서 다시 한번 엄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4분쯤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출근 중이던 B씨는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복도에서 자신을 스토킹하던 옛 연인 A씨와 마주쳤다. A씨는 윗옷 소매 안에 흉기를 숨긴 채 B씨에게 대화를 요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 2월 데이트 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B씨로부터 100m 이내에는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내용의 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법원에서 받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B씨가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느냐"며 "살려달라"고 소리쳤으나 A씨는 흉기를 꺼내 B씨의 가슴과 등 쪽을 찔러 살해했다.


그는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막으려던 B씨의 어머니에게도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B씨 어머니는 6살 손녀가 있는 집 안으로 들어가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했으나 일주일 만에 건강을 회복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살인 범행 4일 전인 지난 7월 13일부터 매일 B씨 집 앞 복도에 찾아간 끝에 범행했다. B씨는 6살 딸을 둔 채 세상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A씨에게는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가 B씨의 스토킹 신고에 따라 범행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검·경은 보복 범행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B씨의 유족은 "스토킹 신고로 살해했다는 범행 동기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지난 8일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그의 스토킹 문자메시지 내용과 함께 피해자의 사진도 공개했다.


B씨의 사정을 아는 한 탄원인은 "피해자는 이혼한 뒤 홀로 6살 딸을 책임지는 엄마였고 딸아이에게 엄마는 하늘이었다"라며 "하루아침에 하늘을 잃게 만든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꼭 보복살인으로 엄하게 벌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A씨의 범행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켰고,글 게시 10일 만인 지난 18일까지 4만4 천건이 넘는 시민들의 탄원서가 모였다. B씨의 직장 동료나 지인 등 300여명도 유족 측에 탄원서를 전달했다.


A씨는 유족 측에는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은 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6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과 유족은 19일 오후 2시30분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B씨의 첫 재판에서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다시 한번 엄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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