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긴축…건전재정 ‘기대’·투자 위축 ‘우려’ [내년 예산 전망①]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3.08.17 07:00  수정 2023.08.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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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내년 예산안 편성 마무리 단계

올해 대비 3%대 증가율…사실상 ‘긴축’

보조금·R&D 예산 대폭 삭감 불가피

건전재정 기대 속 경기 위축 우려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가 두 가지 이유로 내년도 예산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긴축 재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정부 경제 정책 기조인 ‘건전재정’을 이어가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세수 부족에 따른 실질적인 재정난 탓이다.


결과적으로 긴축 예산안은 재정건전성을 강화해 미래 국가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경기 침체 상황에 내수 위축을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낳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3%대 지출 증가율이 유력하다. 올해 5.1%보다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사실상 긴축재정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올해(638조7000억원) 대비 3%대 증가한다면 내년도 예산안은 660조원 안팎이 된다. 경우에 따라 660조원을 밑돌 수도 있다. 이는 2016년(2.9%)과 2017년(3.6%)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정부가 예산 증가 폭을 줄인 이유는 우선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이후 줄곧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여 국가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 중반기(3년 차)에 걸맞게 안정적인 감세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서민·중산층과 미래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세제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세수 부족 상황이 심각해진 것도 예산 증가율을 최소화한 현실적인 이유다.


기재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6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 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조7000억원(18.2%)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하반기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세금이 걷힌다 해도 올해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부족한 세수는 44조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긴축 예산 기조를 이어가면서 부처별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이미 기재부는 일부 부처에서 제출한 예산안을 돌려보내며 20% 이상 삭감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적한 각종 ‘카르텔’ 예산은 전폭적인 수정을 피하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국고 보조금 사업들은 원점 재검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통령이 직접 보조금 문제를 크게 비판해 온 터라 민간 단체·노조 자체 사업이나 성과가 미흡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은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는 지역 화폐나 전 정부 핵심 사업이었던 뉴딜 사업, 태양광 관련 예산도 마찬가지다.


연구개발(R&D)도 예산 삭감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업 일부에 대해 ‘나눠먹기식’ R&D라 꼬집은 터라 기재부는 최대 30% 이상 삭감을 주문하고 있다.


중앙정부 긴축 예산에 지방 정부도 비상 상황이다. 기재부는 이미 국세 수입 감소와 법인세, 부동산세 감소 등을 이유로 지방교부세 축소 방침을 각 지자체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수는 국회다. 내년에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기재부표 ‘짠물’ 예산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 이는 여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세수 감소와 긴축 재정, 내년 총선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조만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쪼그라든 예산, 수출·내수 활성화 지원책 주목 [내년 예산 전망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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