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이지 않은 캐릭릭터라 좋았고, 시나리오의 담백함에도 만족”
배우 이나영이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약 4년 만에 복귀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오랜만에 돌아와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나영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경험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박하경 여행기’의 잔잔한 분위기처럼, 이나영도 본인만의 속도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웨이브 통해 공개 중인 미드폼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드라마다.
ⓒ웨이브, 더램프
이나영이 주인공 박하경 역을 맡아 색다른 여행기를 그려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곳의 풍경과 음식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박하경의 여정을 천천히 따라가며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이나영의 4년만 복귀작’으로 큰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작품 자체는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에 방점이 찍혔다. 이나영 또한 ‘박하경 여행기’의 이 같은 매력에 매료돼 출연을 결심했다.
“내 취향도 그랬다. 짜이지 않은 캐릭릭터라 좋았고, 시나리오의 담백함에도 만족했다. 또 그 안에 잘 짜인 구성도 들어가 있었다. 미드폼 콘텐츠라는 게 와닿기도 했다. 지금 시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여겼다. 편하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이를 통해 다양한 시청층이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래저래 내게 완벽하다고 느껴졌다.”
극적인 장치 없이, 박하경의 여행 과정을 그저 쫓아만 가는 것에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것이 작품의 강점이라는 것은 이나영 또한 만족했지만, 드러내지 않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게 느껴진 것이다. 고민 끝에 ‘현장에서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선 멍을 때리는 표정만 잘 붙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감독님, 작가님과 회의를 하면서는 ‘큰일 났다, 어떻게 채워가지’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 배우분들과 나눌 대사 호흡도 그렇고, 막연히 긴장을 했다. 그런데 준비를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나오는 것들이 재밌더라. 준비를 해 가는 감정이 없어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짜이지 않아 보는 분들이 같이 멍 때리며 볼 수 있는 작품이 되겠더라. 좀 더 욕심을 낸다면 희한한 여백이 있어서 보는 분들이 그 분위기 안에 들어와서 자기 생각으로 넘어가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나영의 말처럼 잔잔한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구성까지 헐거운 건 아니다. 배우 박인환부터 구교환, 심은경 등 박하경이 여행지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메시지들이 있었던 것. 이나영 또한 현장에서 여러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웨이브, 더램프
“그분들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내게 큰 기회였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연기들을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라 나도 화학작용에 대해 기대가 됐다. 워낙 짜이지 않은 드라마라 이상해도 또 어색해도 그대로 어우러질 것 같더라. 나오시는 분들의 분위기도 다 달랐다. 그때그때 현장 가서 집중하는 정도만 했다. 최근에 작품을 보면서 감독님이 ‘8편의 영화를 하나씩 꺼내 보는 느낌이 좋을 것 같다’고 하신 게 생각났다. 다 보고 나니까 감독님께서 왜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지 알겠더라. 전체를 보고, 나중에 뭔가를 느끼고 싶을 때 하나씩 꺼내볼 수 있겠더라. 자연을 보고 싶을 땐 어떤 회차를 꺼내 보는 거다. 하나씩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 좋았다.”
이나영 또한 박하경처럼 거창하지 않은 여행 통해 힘을 얻곤 했다. 극 중 설정처럼 혼자, 당일치기로 훌쩍 떠나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가족들과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는 것. 이나영은 ‘신비주의는 아니’라며 거듭 평범함을 강조했다.
“(최근) 경주에 다녀왔다. 몇 년 전부터 가기 시작했는데 갈 때마다 편안함이 있더라. 경주하면, 수학여행만 떠올렸다. 어쩌다가 갔는데 돌아볼 것이 많더라. 나중에는 어딘가에 가만히 있어도 좋았다. 능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계시기도 하고. 잘 가곤 한다. 매번 말씀을 드린다. 저흰 정말 평범한 일상을 산다고 여긴다. 평범함의 기준이 뭔지는 몰라도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모르니까 막연함에 ‘신비주의’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평범하게 일상을 즐기면서 자신만의 속도대로 작품들을 해나갈 생각이다. 이나영의 취향이 반영된 ‘박하경 여행기’처럼 마음이 맞는 작품을 만날 때마다 언제든 돌아와 시청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4년 공백이라곤 하지만, 각자의 호흡이 있지 않나. 저는 영화를 좋아하고, 늘 본다. 그런데 어떤 것을 결정하고 행동하기가 오래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규정을 짓는 건 없다. 지금 기다리는 작품이 있지만, 그것도 또 나와 봐야 아는 것이기도 하고. 기다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다 열려있다. 요즘엔 장르가 워낙 많아서. 늘 열려있다. (자주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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