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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 치고 싶었다" 前천안함장, 권칠승과 회동…'이재명 사과' 요구


입력 2023.06.09 00:10 수정 2023.06.09 00:1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권 대변인, 최 전 함장과 만나 '직접 사과'

최 전 함장 "이재명 사과 없으면 사과 수

용 못해…他인사 발언도 중지시켜달라"

"이재명 사과 없인 막말 사건 해결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오른쪽)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오른쪽)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이냐'고 발언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최 전 함장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하지만 최 전 함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면담과 사과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전 함장은 8일 페이스북에 "'부하 다 죽인 함장이 무슨 낮짝으로 어이없다'는 발언의 당사자를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함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용산 모처에서 권 대변인과 만났다. 최 전 함장과 권 대변인은 30분가량 면담을 했고, 이 과정에서 권 대변인은 최근 논란된 발언에 대해 최 전 함장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 대변인은 지난 5일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혁신위원장으로 잠시 임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의 이른바 '천안함 자폭설' 발언을 비판한 최 전 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며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삽시간에 확산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상황에 대해 최 전 함장은 "처음 본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부들부들 한 대 치고 싶었지만 (권 수석대변인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고, 나는 여전히 진행되는 모욕적 언사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최 전 함장이 권 대변인에게 요구한 건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천안함 유족, 생존 장병 면담과 사과 및 차후 망언자 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 ▲민주당 인사들의 천안함에 대한 잘못된 주장과 발언 중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악의적 댓글 중지 ▲천안함 피격사건의 올바른 인식을 위한 당 교육 기회 마련 등을 요구했다.


특히 최 전 함장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과 이재명 대표 면담 및 사과, 차후 망언자 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며, 이 대표의 직접적인 사과 없이는 천안함 막말 사건은 해결이 되지 않을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함장 비하 발언에 대해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뉴시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함장 비하 발언에 대해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천안함 자폭' 주장 등 논란으로 9시간만에 사퇴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7일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당대표의 역할"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최 전 함장은 "이래경(다른백년 명예이사장)씨는 여전히 천안함 피격사건은 원인불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장경태·서은숙 최고위원, 김영진 의원 등이 함장에 대해 경계실패, 침략을 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지속적으로 방송에 출연해 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 인사들의 천안함에 대한 잘못된 주장과 발언을 중지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5일 이후 인터넷·SNS·커뮤니티 등에 등장한 다수의 악플을 가리켜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악의적인 댓글을 중지시킬 것"과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음모론자들의 주장에만 동조하지 말고 함장의 민주당 교육 기회 마련"등도 요구했다.


앞서 이번 논란을 일으킨 이래경 이사장은 사퇴 이틀 뒤 "(천안함이) 자폭이라고 적은 것은 과잉 표현"이라면서도 "천안함 사건은 원인불명이란 것이 내 입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장경태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나와 "군인이라면 경계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발언했고, 서은숙 최고위원은 "북한 피격에 의해 발생한 것을 강조하면서 지휘관의 책임과 겸허함도 얘기했다면 오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권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을 비롯하여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권 대변인에게 항의하러 온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에게도 사과하기도 했다.


현재 당내에선 비명계는 물론이고 친명계에서도 이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다. 정당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책임자인 당대표가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책임의 수준이라는 게 있다. 유감 표시도 할 수 있고, 당내 유감 표시도 있고, 국민들을 상대로 사과할 수도 있고, 적절한 문책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책임이 있다"이라고 말하면서 이 대표가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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