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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투자가 우선인데"… 하투 조짐에 車업계 '긴장'


입력 2023.05.30 06:00 수정 2023.05.30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지난해 호실적 쓴 완성차 5사, 임단협 눈앞으로

사측 "미래투자 시급" vs 노조 "최대 성과급 요구"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022년 7월 20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022년 7월 20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가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임단협을 앞둔 노조가 교섭 전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31일 금속노조 총파업 지침에 따라 기아차지부도 주·야 4시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사측과 교섭 개시를 위한 상견례도 시작하기 전 금속노조의 파업 지침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기아 노조는 지난해와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최대임금과 최대 성과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요구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던 정년 연장 역시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기아와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도 상황은 같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기본급을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해 달라는 내용의 요구안을 확정했다. 이는 작년 임금 인상액(10만8000원)보다 71.2% 높다.


현재 월 급여의 750%인 상여금을 800%로 올리고, 만 60세인 정년을 만 64세까지 연장해 달라는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또 순이익의 30%(주식 포함)를 성과급으로 요구한다는 방침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국GM도 역대급 요구안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GM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안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성과급 1800만원 등이 담은 요구안을 내달 1일 확정할 예정이다. 전기차 생산, 전기차 파워트레인 및 배터리 조립생산, 내연기관차 생산 연장 및 물량확보, 설비 투자와 올해 내 퇴직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야한다는 내용도 요구안에 담긴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높은 수준의 요구안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각에서 2026년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흘러나오면서 관련 내용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측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KG모빌리티도 노조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경영 정상화와 적자 등을 이유로 KG모빌리티의 임직원들이 연봉의 20%를 반납해왔단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봉 정상화, 처우 개선, 성과급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각사 노조들은 성과 만큼의 보상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전기차 전환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한 완성차 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가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시설 투자와 미래 전략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적이 개선된 만큼 일정한 수준의 보상은 당연히 이뤄지겠지만 무리한 수준으로 요구한다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완성차 5사가 일제히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으나 올해는 노조들의 강경한 분위기 속에 파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 불확실한 경제상황, 실적 개선 등을 이유로 양보해왔지만 엔데믹 이후로 판매량과 호실적이 크게 늘어 회사도 상황이 나아진 상황"이라며 "그간 버텨준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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