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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성(姓)을 갈아주자


입력 2023.03.29 05:05 수정 2023.03.29 05:05        데스크 (desk@dailian.co.kr)

지도자의 품격은 나라의 품격

지도자일수록 책임 있는 자세 필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 신호등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 신호등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람이 살아가면서 성씨(姓氏)를 갈아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혼인을 하게 되면 부인은 남편의 성을 따라가는 것이 관례다. 여권(女權)이 비교적 크게 신장된 한국의 경우는 결혼으로 인한 성씨의 변경은 매우 드물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성씨를 가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제 통치 말기 강제적인 ‘창씨개명(創氏改名)’이 있었다. ‘창씨개명’은 일본의 한국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새로 성을 만들어 이름을 바꾸라’는 것인데, 일본식 성씨를 결정해 제출하도록 법령으로 정했다. 안동 예안 사람 이현구(李賢求)는 퇴계 이황의 후손으로, 창씨개명에 저항해 자결했다.


오명(汚名)은 더러울 ‘오’와 이름 ‘명’을 합해 ‘더러워진 이름’을 말한다. 요즘도 본명 외에 별명으로 오명을 얻은 사람이 부지기수다. ‘양아치 같은 놈’, ‘기생충 같은 놈’, ‘개 같은 놈’, ‘쓰레기 같은 놈’, ‘또라이 같은 놈’, ‘싸이코패스 같은 놈’, ‘매국노’ 등이 그것이다. 이런 표현을 함부로 사용하면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

지도자일수록 책임 있는 자세 필요

정치인 중에 오명을 씌워야 할 만큼 지저분한 사람이 더러 있다. 이런 사람의 성을 국민제안을 통해 갈아주면 좋겠다. 이미 그런 사례가 있다. 애쓰모글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가 쓴 책 '좁은 회랑'(2020)을 보면 ‘모욕죄’ 같은 죄목의 형벌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던 중세 이탈리아에서 혐오스러운 정치인을 그의 성에 ‘똥’이라는 글자를 붙여 불렀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141년부터 1180년까지 열 네 차례나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관직인 ‘집정관’ 혹은 ‘통령’을 뜻하는 ‘콘술(consul)’을 역임한 ‘지라르도 카가피스토(Girardo Cagapisto)’라는 이름은 ‘똥’을 뜻하는 ‘카가(Caga)’로 시작되는 성(姓)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피스토’란 말은 이탈리아 파스타 소스에 빗댄 말로 ‘카가피스토’는 ‘똥물에 튀긴 파스타’라는 뜻이었다고 하니, 그 이름만 들어도 구역질이 날 듯하다.


‘카가(Caga)’ 대신에 같은 의미로 ‘카카(Caca)’를 쓴 경우도 있다. ‘그레고리오(Gregorio)’와 ‘구글리엘모(Guglielmo)’라는 형제가 있는데, 이들 성은 ‘카카이나르카(Cacainarca)’로서 ‘Caca(똥)’이라는 글자가 붙어있다. 이들의 성은 ‘궤짝 안에 똥을 싼다’는 의미였다고 한다.


비슷하게 1140년부터 1144년까지 재임한 콘솔 ‘아르데리코 카가이노사(Arderico Cagainosa)’의 이름은 ‘바지 속에 똥을 싼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저명한 정치 가문의 다른 이름으로는 ‘교회 안에 똥을 싼다’는 뜻인 ‘카카인바실리카’(Cacainbasilica), ‘천천히 똥을 싼다’는 뜻의 ‘카가렌티(Cagalenti), 심지어는 ‘독이 든 똥’이라는 뜻의 ‘카가토시치(Cagatosici) 같은 이름을 가진 정치인도 있었다고 한다.


중세 이탈리아에서 ‘똥’자 성이 붙은 정치인은 지나치게 힘이 세지거나 행실이 나쁘거나, 지나치게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었다고 하니, 순진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지금 한국에는 지나치게 힘이 센 정치인은 수두룩하고, 지나치게 거들먹거리는 정치인도 부지기수다. 내로남불 정치인이 발에 차이는 현재 한국 기준으로는 힘이 세거나 거들먹거리는 것 정도는 애교 수준이겠다.


고종 일가 사진(1918년) 왼쪽부터 의친왕, 순종, 덕혜옹주, 영친왕, 고종, 순종효황후, 의친왕비, 이건@ 서울역사아카이브 고종 일가 사진(1918년) 왼쪽부터 의친왕, 순종, 덕혜옹주, 영친왕, 고종, 순종효황후, 의친왕비, 이건@ 서울역사아카이브
지도자의 품격…나라의 품격

지도자일수록 도덕적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정정당당해야 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은 끝이다. 당리당략에 따라 검수완박법,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같은 반헌법적인 법률을 발의하고 통과시켜 국민을 배신한 국회의원, 꼼수로 당적을 이탈하는 정치인, 국회의 권위를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악용하는 정치인 등 모두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들이다. 국민이 나서서 이들의 성씨를 갈아주면 좋겠다.


일본에서는 욕설을 듣기 어렵다. 일본사람이 기껏 한다는 가장 나쁜 욕설이 ‘바보자식’이라는 뜻의 바가야로(ばかやろう)다. 한국에서는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소속 국회의 어른을 GSGG라 지칭한 적도 있다. 언어가 타락하면 그렇게 나라가 타락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품격 없는 정치인에게 젊잖고 유머러스하게 그의 성씨에 ‘똥’을 붙여 성씨를 갈아 ‘똥~’씨 성을 안겨주자.


'매국노 고종(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도자)'(박종인, 2020)이라는 책은 고증이 매우 충실한 책이다. 고종의 본명은 이재황이다. 고종이 매국노가 맞다면 그의 성에 ‘똥’자를 붙여도 좋을 것이다. 그를 일본식 4글자 이름인 ‘똥이재황’으로 불러주면 되겠다. 그래야 멋진 배우 이재황, 기업인 이재황, 의사 이재황, 프로게이머 이재황 등 수많은 보통사람 ‘이재황’과 구분되겠고, 보통사람 ‘이재황’의 명예가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글/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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