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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예능 안에 드라마가?…콘텐츠 경쟁 속, ‘차별화’ 안간힘


입력 2023.03.23 09:13 수정 2023.03.23 09:1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예능과 교양 사이 장르 결합이 한층 자연스러워진 가운데, 드라마적 요소까지 강화하며 차별화를 강조하는 예능들까지 등장 중이다.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의 눈에 띄기 위한 전략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듣고, 보니, 그럴싸’는 예능과 교양, 여기에 라디오 드라마까지. 적극적으로 장르 결합을 시도하며 기존 범죄 예능들과는 다른 재미를 강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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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과 배우들이 라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때 그 사건,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실제 이야기를 라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해 이야기에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첫 회에서는 2014년 발생한 ‘65억 금괴 도난사건’을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로 전달했다.


이미 실제 사건, 사고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는 교양형 예능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듣고, 보니, 그럴싸’는 라디오 드라마라는 형식을 접목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특히 장 감독이 극 중 드라마를 직접 연출하면서 단순 재연을 넘어, 제대로 된 라디오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김규형 PD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장르 간의 결합 즉 예능과 교합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최근 젊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오디오 무비를 차용하면 신선하고 새로운 포맷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장르 결합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언급했다.


채널S·MBN 예능프로그램 ‘오피스 빌런’은 다양한 빌런의 사연을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로 소개한다. 대한민국 모든 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전달하면서 기존의 상담 예능과는 다른 묘미를 전하는 것.


‘오피스 빌런’의 출연자들 또한 “VCR이 진짜 재미있다. 하이퍼 리얼리즘, 스케치 코미디를 잘하는 사람들이 재연을 해준다. ”, “VCR에 나오는 개그맨, 개그우먼들의 디테일한 연기, 특히 다양한 표정 연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오피스 빌런’의 다채로운 재미를 예고했었다.


채널A ‘블랙2: 영혼파괴자들’도 영화감독, 그리고 배우들을 출연진으로 구성하며 이들의 역량을 접목할 것을 예고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도 현실 범죄 이야기를 다루는 범죄 예능으로, 영화감독 3명과 영화배우 3명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이야기를 전달한다. ‘블랙2: 영혼파괴자들’ 측은 앞서 이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 “각 분야에서 바쁜 만큼 모이기 어려운 3명의 영화감독과 3명의 영화배우가 ‘블랙’을 위해 뭉쳐, 영화 못지않은 퀄리티의 범죄 다큐를 빚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었다.


최근 예능적 재미에 역사 또는 각종 사건, 사고와 인문학 등을 결합하는 교양형 예능이 인기를 얻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통해 다양한 콘텐츠들이 제작이 되면서 장르 간 결합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에 예능과 교양, 다큐 사이의 경계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TV 예능들도 영화감독 및 배우들을 섭외해 그들의 역량 접목하는 등 색다른 도전 통해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려는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미 봐왔던 소재, 장르에 일부 장치들만 업그레이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듣고, 보니, 그럴싸’와 ‘블랙2: 영혼파괴자들’ 모두 범죄 예능의 변주 중 하나로, 차별화로 내세운 지점들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시청자들의 피로도만 높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콘텐츠 선보일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면서 시청자들의 눈에 띄기는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 각자의 무기를 장착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장르 결합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시청자들도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도 신선함을 위해서는 더욱 치열한 고민이 필요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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