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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서울로…‘대작’ 뮤지컬들의 달라진 투어 행보


입력 2023.01.22 07:59 수정 2023.01.22 08:0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캣츠' '오페라의 유령' '영웅' 등 지방 관객 먼저 만나

통상 뮤지컬 시장에선 서울 공연을 올리고, 이후 지방 투어를 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대작 뮤지컬들이 대구, 부산 등 지방에서 먼저 공연한 이후 서울에서 마무리를 짓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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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오리지널 내한공연으로 한국을 찾은 뮤지컬 ‘캣츠’는 지난해 12월 김해를 시작으로 부산에서 지난 6일부터 열흘간 관객들을 먼저 만나고 오는 20일부터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상륙한다. 이후엔 대구(3월31일~4월8일)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앞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웅’도 아홉 번째 시즌의 막을 대구에서 열었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공연한 ‘영웅’은 현재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3월부터는 용산구에 위치한 블루스퀘어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조승우를 비롯해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이 출연하는 ‘오페라의 유령’도 오는 3월 25일부터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먼저 첫 선을 보인다. 서울 공연은 7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물론 서울 공연에 앞서 지방 투어를 먼저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2003년 ‘캣츠’ 오리지널팀 내한공연도 수원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대구에 이어 서울 공연을 가진 바 있다. 2006년 라이선스 뮤지컬로 선보인 ‘미스 사이공’ 역시 성남아트센터에서 먼저 공연하고 서울과 대구를 거쳐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폐막했다.


당시 이 작품들이 지방에서 먼저 공연하면서 지방의 뮤지컬 인구를 확인한 셈이다. 실제로 당시 ‘캣츠’(2003)의 경우도 대구 공연으로 약 34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대작’들에 한해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에 지방 투어를 먼저 도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들 역시 이미 검증된 뮤지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 관계자는 “이미 대중들에게 유명한, 검증된 작품이거나 출연 배우의 티켓 파워가 있는 경우에는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티켓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서 “다만 초연 작품이거나 검증이 되지 않은 작품의 경우 일종의 ‘도박’일 수 있다. 지방의 뮤지컬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검증된 대작이 아니면 흥행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1~12월) 서울을 제외한 지역(경기·충청·강원·경상·전라·제주)의 티켓판매수는 687만2249건, 티켓판매액은 3459억507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티켓판매수 260만9769건, 1067억0145만원) 비교해 약 224%(판매액 기준)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그 이전인 2019년(1258억5672만원)과 비교해도 티켓판매액은 175%가량 증가했다.


대작 뮤지컬들이 지방에서 먼서 개막하는 현상은 업계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업계에선 뮤지컬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장 큰 이유로 수도권 쏠림 현상을 꼬집었다. 이에 대구와 부산 등 전용 극장이 있는 지역을 기점으로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과거엔 지방에서 뮤지컬을 올릴 수 있는 공연장이 많지 않았다. 현재는 부산과 대구 등 전용극장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의 전용극장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모든 지방이 경쟁하듯 극장을 지으라는 것이 아니라 대구나 대전, 광주, 부산 등 대도시에 쓸 만한 공연장을 만들고 인근 도시민까지 흡수하는 문화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지방 공연 문화가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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