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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길 걷겠다"는 이재명, 연일 "민생" 외치지만…중도층은 외면


입력 2022.12.07 15:08 수정 2022.12.07 16:21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유능한 대안 야당' 전면에…'민생 최우선' 강조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민생 이슈 번번이 묻혀

중도 공략했지만 지지율도 취임 전보다 하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민생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도 제1당 대표라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언제나 국민과 당원을 중심에 두고 가장 이재명다운 길을 걷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에 민생 이슈가 번번히 묻히면서 유능한 대안 야당의 모습을 통해 중도로 확장하겠다는 이 대표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과 관련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여야 양당과 화물연대 간 3자 긴급 중재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강대 강 대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회가 갈등 중재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강경책을 통해 작은 정치적 이득을 취할 순 있을지 몰라도 국가 경제에 큰 후폭풍이 야기될 수 있다. 정부·여당의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전날에도 이 대표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노·정 간의 대화가 쉽지 않다면 국회가 나서야 할 때"라며 "민주당은 원내지도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내년 예산안 협의와 관련한 주요 쟁점을 언급하면서 정부·여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자는 게 당 입장으로 알고, 금융투자소득세 문제도 개미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증권거래세 문제와 연계돼 있어 종합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투세 문제는 2년 유예에 대해 필요하다고 하니 동의는 하는데, 다른 측면인 거래세를 낮추고 100억 원까지 면세하라는 주장은 철회하라는 것"이라며 "종부세는 3가구 이상 누진 과세가 마땅하나, 저가 지역에 두 채를 갖고 있는데 이것까지 종부세를 부과하는 건 과하다는 생각이다. 왜곡해 정쟁 도구로 삼는 정부·여당에 유감"이라고 했다. '초부자감세'를 저지하고 '민생 예산'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코로나19 피해 회복 지연과 유동성 위기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지원 간담회'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 문제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강자 중심 체제 소위 '경제 양극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소비 증진, 매출 증대, 기존 부채에 대한 대책을 세워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이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을 비롯해 성남FC 후원 의혹 등에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자신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잇따라 구속되며 점점 코너에 몰리는 양상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에게 유감 표명을 요구하고 있고 공천권 포기, 대표직 사퇴까지 압박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이란 생각은 계속 하고 있지만 (지금은) 임계점에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라며 "검찰에서 구체적인 사건, 물증을 들이대고 정치적 공동체의 차원이 아니고 확실하게 모든 증거들이 나온다면 이 대표도 자기의 직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중도 확장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이 대표의 구상도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3%였다. 한국갤럽이 이 대표 취임 직전인 8월 4주차(8월 23~25일)에 발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5%로 변동이 없었다. 특히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같은 기간 35%에서 31%로 4%p나 하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반사이익만 가지고는 안 된다"며 "이 대표 취임 100일이라는데 국민은 '측근들 방탄 빼고 한 게 뭐 있지' 라고 느끼고 있다. 당내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지적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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