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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지나 봄은 온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경쟁 격화


입력 2022.11.14 14:03 수정 2022.11.14 14:08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업황 반등 전망

수요 대비...메모리 반도체 치열한 싸움

SK하이닉스의 초저전력 LPDDR5Xⓒ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초저전력 LPDDR5XⓒSK하이닉스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로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를 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는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러한 수요에 대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 개선 시기는 내년 2분기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올 4분기부터 기업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반도체 수급 및 가격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에 낸드플래시는 이르면 내년 2분기, D램은 3분기 이후 접어들어 업황 개선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엔데믹 전환과 미국 고금리 정책 등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진 탓이 크다. 그러나 이같은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도 업계는 내년 이후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신기술 연구·개발(R&D)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SK하이닉스의 거센 추격이 눈길을 끈다. 최근 차세대 저전력·고사양 모바일 반도체(LPDDR5X) 양산 계획을 밝힌 것인데, 세계 최초로 '하이케이 메탈게이트'(High-K Metal Gate·이하 HKMG) 공정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HKMG 공정은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에 따른 누설 전류를 막기 위해 유전율 상수(K)가 높은 물질(High-K·하이케이)을 적용했다는 의미다. 이번에 하이닉스가 언급한 제품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가 정한 초저전압 범위인 1.01~1.12V에서 작동한다.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여 업계 최고의 전력 효율성을 확보했다.


모바일용 D램으로 분류되는 LPDDR5X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등에 사용된다. 일반 D램과 비교해 크기도 작고 전력도 더욱 적게 먹는다. 규격명에 LP(Low Power)가 붙을 정도로 '저전력' 소비가 최대 관건이다. 아울러 LPDDR5X의 경우 저전력 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 대비 33% 빠른 8.5Gbps(초당 기가비트)의 동작 속도를 자랑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LPDDR5X로 업계 최고 동작 속도인 8.5Gbps를 구현했다고 발표한 지 한 달 만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향후 이같은 저전력 D램을 둘러싼 기술 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간 모바일 기기에만 탑재됐던 것과 달리 향후 인공지능 및 전기차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어서다.


삼성전자 8세대 V낸드.ⓒ삼성전자 삼성전자 8세대 V낸드.ⓒ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모바일용 D램에서 바짝 추격을 가해오자 삼성전자는 또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영역에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용량인 1Tb(테라비트) 8세대 V(버티컬)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말 176단 7세대 V낸드를 출시한 지 약 년 만인데, 업계에서는 이번 낸드플래시 제품 적층 단수를 236단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층수를 의미하는데 몇 층으로 이 셀을 쌓을 수 있느냐에 따라 데이터 저장량이 결정된다. 아울러 적층 자체도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앞서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 낸드를 양산해낸 바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이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의 고용량 제품으로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보다 대폭 향상됐다며 원가 경쟁력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중국 TMTC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 앞에서도 삼성전자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3%, SK하이닉스는 20.4%를 기록했다. 이어 키오시아 16%, 웨스턴디지털·마이크론이 각각 13% 수준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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